스크린의 기록영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2014)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2014)
– 더 이상 욕심내지 말자

첫 개봉작 이후 꾸준히 10분씩 상영 시간을 늘려온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장장 3시간에 달하는 네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다.말도, 탈도 많았던 <트랜스포머>의 소년 샤이어 라보프 뒤를 이어 마크 윌버그가 지구와 딸을 지키는 건장한 아버지로 오토봇과 함께 전장에 뛰어든다. 남녀 주인공의 교체는 어찌 보면 예견되어 있었지만, 오토봇을 돕는 주연급 조연 ‘인간’이었던 조쉬 더하멜(레녹스 중령 역)까지 보이지 않는 영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생경했다.


언젠가부터 <트랜스포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태고의 지구. 이번에는 쥬라기 공원을 방불케 하는 공룡들의 멸종을 외계인의 정체 모를 활동, 인류와 연관 짓는다. 그리고 현재의 지구에서는 무차별적으로 공격 받는 오토봇들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인간 주인공들인 케이드와 딸 테사가 등장한다. 케이드가 고물더미 속에서 발견한 트럭은 정부 기관으로 보이는 이들이 찾는 ‘옵티머스 프라임’. 이로 인해 케이드와 테사, 그녀의 남자친구인 셰인은 오토봇과 함께 힘을 모아 배후의 세력을 찾는다.

주인공들의 배경부터 영화의 전개까지 전편들과 아주 흡사한 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 기대는 애초에 참신한 소재나 개연성 있는 스토리에 맞춰져 있지 않았다. 오토봇, 디셉티콘 등 다양한 로봇들을 정교하게 묘사한 CG, 화려한 변신 장면,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면 충분했다(거기에 음악을 더하면 금상첨화). 그러나 길어진 상영 시간에 비해 로봇에 할애된 시간은 절반도 채 되지 않은것 같았고 그 중 절반 정도는 자동차 추격전이었던 느낌이라 트랜스포머를 보고 있는 건지, 패스트 & 퓨리어스를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 나쁜 ‘인간’과 또 다른 외계 로봇의 연합으로 대다수의 오토봇이 제거되었다고는 하지만, 겨우 다섯 밖에 되지 않는 오토봇들에다 거듭되는 수난으로 꾀죄죄해진 옵티머스 프라임은 보기 안쓰러웠다. 돌아온 메가트론과 ‘창조자여, 기다려라’고 우주를 가로지르는 옵티머스 프라임은 속편을 위한 밑밥을 던지지만 공룡까지 타야 했던 옵티머스 프라임과 오토봇 군단들의 멋지고 세련된 모습을 기대해보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정의는 오토봇, 비주얼은 디셉티콘’이라면 디셉티콘에 희망을 걸어봐야 하는걸까.)

미국 (공군)이 세계 평화를 지킨다는 걸 과시한 초반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비해 지난 작품부터 중국의 입김이 강해지더니, 이제는 아예 중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무대만 옮긴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 국방성까지 등장하며 세계 평화를 지키는데 일조한다.거기다 간접 광고의 수준을 넘은 브랜드와 제품이 필요 이상으로 노출되면서 영화의 흐름을 방해한다. CG로 재현된 로봇을 더 잘 보고 싶어 선택한 IMAX 3D관에서 광고를 입체로 보고 나온 기분이라 썩 유쾌하지 않았다. 거기다 긴 상영 시간을 채우느라 스토리 전개가 더딘 탓에 액션 장면 이외는 무척 지루하다. 본론까지 가는 길이 길고 지루함을 달래려 섞어둔 미국식 유머들에는 하품 섞인 헛웃음이 나온다. (초반부에 ‘요즘 영화들은 리메이크니 속편’이라는 농담 섞인 대사는 자조적인 것이었을까, 트랜스포머는 그들과는 다르다는 의미였을까. 속내가 궁금하긴 했다)

어찌되었든 나의 트랜스포머에 작별을 고하고,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에 영화관을 찾았다. 속편도 큰 이변이없다면 극장에서, 가능하면 큰 상영관에서 관람할 것 같다. 주인공이 바뀌고 오토봇들이 단체로 시든 교과서든 읽을 지경이 될수도, 스토리가 더 엉성해질 수도 있지만, 마이클 베이, 혹은 차기작 감독에게 할 수만 있다면 한 가지만 부탁하고 싶다. 과유불급. 로봇물이면 본연에 충실하고, 감탄사를 연발할 수 있는 영상으로 가득 채워달라고.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가게 된 건 결국 그러한 이유였으니 말이다. 사실 도입부에 공룡들이 등장하는 영상의 입체감과 몰입도에 감탄했었다. 3D를 싫어하지만 로봇들의 변신 장면이나 전투 장면에서 눈이 즐거웠던 것은 인정. 잘하는 것에만 집중한, 담백한 <트랜스포머>라면 그러한 속편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을지도. 


***

제목: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2014)
연출: 마이클 베이(Michael Bay)
각본: 에런 크러거(Ehren Kruger)
출연: 마크 월버그(Mark Wahlberg, 케이드 예거), 니콜라 펠츠(Nicola Peltz, 테사 예거), 잭 레이너(Jack Reynor, 셰인)
장르: SF, 액션, 모험
제작국가: 미국
촬영: 아머 모크리(Amir Mok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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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도 좋더라. 본다면 3D IMAX 추천.

+ ‘일본’하면 ‘사무라이’ 혹은 ‘사무라이’하면 ‘일본’ 생각 나는 데 비해, 한국을 상징할 수 있는 무사/전사 이미지는 무엇일까?심볼리즘의 시대에 한국을 연상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짧은 감상>
★★☆ (5/10)
어찌되었든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에 영화관을 찾았다. 실망도 불평도 많지만, 속편이 나온다면 또 찾을 거다.그러니 제발 과유불급. 과한 욕심으로 좋아하는 시리즈가 더 이상 사라지지 않았으면.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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