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January 2013

스크린의 기록영화

박수건달 (2012)

박수건달 (2012) – 식상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flyingneko.egloos.com/3925365  낮에는 무당, 밤에는 건달. <박수건달>은 불경기에 원치 않는 겸업에, 두 가지 영역에 모두 특출 난 재능을 가진 이 남자가 본인이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하다, 삶과 사람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는 코믹 드라마다. 이런 류의 영화에 그만 웃고 울 때도 됐는데, 볼 때마다 정신 없이 웃다가 또 울고야 만다. 우리가 접하는 컨텐츠들의 대부분은 익숙한 틀 안에서 약간의 변형을 가한 형태의 연속이라고 보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평작 이상의 성공을 거둬온 우리나라 (코믹) 드라마들의 전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은 저버릴 수 없다. 그 약간의 변형은 ‘무당’이라는 소재가 주는 것과 무게 잡는 건달 역할 뿐만이 아니라 어색한 분장을 한 채 발을 구르는 박수 무당도 어색하지 않은 박신양과 아역 배우의 연기 정도인 것 같다. ‘무당’이라는 소재를 스크린으로 옮기기는 했으나 기대에 못 미친 영화 <점쟁이들>에 비해 <박수건달>은 코믹과 드라마의 경계가 분명한 덕에 그 재미가 배가된 듯하다. 기승전결도, 소재나 설정, 캐릭터도 여러모로 모호했던 <점쟁이들>에 비해 <박수건달>은 크게는 설정을 코믹하게 풀어낸 초반부와 가족과 삶,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섞인 후반부의 드라마로 구분되고 각 캐릭터들이 큰 변형 없이 틀 안에서 움직인다. 자칫 이질감이 들 수 있는 이러한 부분들은 배우들의 연기로 큰 어색함 없이 이어지는데, 이 중 특히 과장과 절제의 선을 잘 지켜낸 박신양의 공이 큰 것 같다. (물론 시종일관 노란 옷을 입고 나와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아역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어쩌다 서울말을 하는 건달이 부산에서 사업을 하며 신 내림까지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재료와 조리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나온 것 같다.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박신양과 정혜영의 모습도 반갑고, <범죄와의 전쟁>의 코믹 버전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 조연들의 연기도 볼 만하다. 심각하게 곱씹으며 생각해볼 영화만큼이나 극장문을 나설 때 발걸음이 무겁지 않은 이런 영화도 필요한 것 같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식상한 감동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제목: 박수건달(2012) 연출: 조진규 각본: 박규태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 믿음에 대한 고민과 질문 flyingneko.egloos.com/3920589  삶의 매 순간이 배움이고 모험이라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의 주인공인 파이의 모험담은 극단적이다. 파이는 그의 가족들과 캐나다로 향하는 화물선에 오르지만, 거친 폭풍우를 만난 화물선은 난파되고 구명보트 위에서 몇몇 동물들과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이도 며칠 가지 않고 파이는 좁은 보트 안에서 호랑이 ‘리차드 파커’와 단 둘이 남겨진다. 이들은 멕시코의 한 해안가에 도착할 때까지 태평양을 표류하며 서로를 경계하고 또 의지하며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망망대해에 나침반 하나 없이 오직 물과 바람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운데, 거기다 맹수 한 마리를 더하니 보는 것만으로 답답하다. 그런데 표류가 계속될 수록 파이와 리차드 파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홀로 남겨져 삶의 이유를 고민하고 파고들었다면 절망적인 상황에 깊이 빠져들어 바다 속으로 몸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로의 존재가 긴장감을 주며 생존에만 집중하게 해준 셈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종교와 신, 믿음에 대해 고민하던 파이는 200여일의 표류 끝에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그를 찾아온 이들에게 ‘리차드 파커’와 자신의 꿈 같은 표류기와 사람들이 등장하는 있을 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실과 환상, 신과 이성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고 그 믿음을 정의하기보다, 어떤 것을 받아들일지는 오롯이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렇듯 영화 곳곳에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스토리 오브 파이>를 단순한 모험담이나 성장기로만 보기는 힘들다. 진실이란 무엇인지부터 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믿음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하지만 친절한 대답은 없다. 보는 이에 따라 이안 감독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영상을 향한 감탄이 남을 수도, 쉬이 답이 보이지 않는 난해한 질문만이 남을 수도 있는 영화다. ***

Read More
영화

2012년의 영화 + 2013년에는

2012년의 영화 +2013년에는 http://flyingneko.egloos.com/3917177 총 115편의 영화를 봤고(제대로 기록을 안 해두어 셀 때마다 숫자가 는다. 반성), 두 번 이상 본 영화는 <어벤져스>가 유일하다.순서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본 순서일 가능성이 높다), 좋았던 영화들은 언젠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기약은 없지만 ) 짧게라도 감상을 남기고 싶다. 좋아서 기억에 남는 열한 편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2011)> 연출: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

Read More
error: Content is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