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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기억, 그리고 코로나 시대와 이후의 영화제

영화, 영화제의 기억– 그리고 코로나 시대와 이후의 영화제 온 식구가 함께 보는 거실 TV에 용돈을 모아 빌려온 비디오 테이프를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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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퀸 (The Queen, 2007) + The Audience (2015)

<더 퀸 (The Queen, 2007)> & <The Audience (2015)> – 여왕으로 살아간다는 것 http://flyingneko.egloos.com/4092888 재위 기간만 60년이 넘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일대기를 스크린으로 옮긴다면, 슬라이드 쇼로 180분을 채워도 부족할지도 모른다. 제2차 세계 대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격변해온 역사의 산 증인으로, 영연방의 군주로의 활약을 일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긴 재위 기간에 비해, 우리에게 비춰진 여왕과 왕실의 모습은 제한적이다. 현존하는 군주이지만, 조선을 마지막으로 우리 땅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존재인데다, 영국이라는 심리적, 지리적 거리 때문이라도 동화 속 그것만큼이나 쉬이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미디어에서 유통하는 왕족의 화려한 일면만을 소비하고 기억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더욱이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르게, 우리와의 직접적인 상관 관계를 찾기 어려운 까닭에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고서야 그 속의 역사나 사람을 들여다 보는 것은 쉽지 않다.   피터 모건이 쓴 영화 <더 퀸>과 연극<The Audience>는 여왕과 이를 둘러싼 왕실, 정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영화가 다이애나 비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면, 연극은 여왕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엘리자베스 2세를조명한다는 차이가 있다. *공교롭게도 <더 퀸>과<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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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13] 미이케 다카시의 ‘악의 교전 (2012)’, ‘짚의 방패 (2013)’

[PiFan 2013]  악의 교전 (2012), 짚의 방패 (2013) – 미이케 다카시의 두 사이코패스 http://flyingneko.egloos.com/3973196 언젠가부터 영화 속 “연쇄살인범=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이 주를 이룬다. 사이코패스란, (정의나 범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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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13] 페인리스 (Insensibles, Painless, 2012)

[PiFan 2013] 페인리스 (Insensibles, Painless, 2012) http://flyingneko.egloos.com/3968944 1930년대 스페인의 한 마을, 태어날 때부터 어떠한 신체적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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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12]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 (Safety Not Guaranteed, 2012)

[PiFan 2012]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 (Safety Not Guaranteed, 2012) http://flyingneko.egloos.com/3863975 제목만 얼핏 보면, 좀비가 떼로 나올 것 같다.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이라니. 거기다 ‘조금 괴상한 슈퍼마켓 직원 케네스. 그에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라는 카탈로그의 소개글도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주말의 시작에 끄악대는 영화를 보러 가는 게 정신 건강에 과연 좋을 것인지 심히 고민했다. (결국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허둥지둥 택시까지 동원했다.)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은 영화 속 신문의 구인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이다. 요컨대 시간 여행에 함께할 사람을 구하는데,  각자의 몸은 각자 지키자는 것. 이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와 인턴 둘이 길을 나서는데, 이 시점에서도 언제 나올지 모른 좀비와 <백투더 퓨처>급 시간 여행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아주 마지막에서야 시간 여행과 관련된 장면이 등장한다. 오히려 이 영화는 케네스와 다리어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로드 무비이자 성장기에 가깝다. 건들거리며 세상을 다 아는 척하던 제프가 몇 십 년만에 만난 옛 애인에게 차이고 범퍼카에서 울먹거릴 때는 웃음이 나오다가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최악만을 생각하며 산다는 다리어스가 희망을 되찾아가고 세상에 대한불신과 단절 속에서 케네스가 한걸음 내디딜 때 괜히 가슴이 벅차 오른다. 사람과 부딪히며 받은 상처를, 그리고 생겨날 상처들을 나름의 방식으로 피하고 모른 척하던 이들이 서로를 마주하는 순간, 등장 인물들과 같이 관객의 마음마저 누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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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12] 샤이닝: 237호의 비밀 (Room 237, 2012)

[PiFan 2012] 샤이닝: 237호의 비밀 (Room 237, 2012) http://flyingneko.egloos.com/3866476 몇몇 매니아층이 두터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이야기할 때 종종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덕 중 최고는 양덕’이라는 말을 나누곤 했다. 이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 세계도 아니고 <샤이닝> 한 편에 100분을 고스란히 쓰겠다는 의지를 담은 제목에서부터 심상치가 않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야 본 <샤이닝>은 ‘놀지 않고 일만 하다가는 미친놈(…)이 된다’는 훌륭한 교훈과 독특한 미장센이 인상적인 영화였는데, 이 영화에 대한 집요한 추적이라니 소개부터 궁금증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단순히 영화 <샤이닝>에 대한 추적이나 조사가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집요한’ 추적과 추측, 그리고 큐브릭에 대한 경외로 이루어진 영화였다. 가설을 소개한 인터뷰와 더불어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들을 짜깁기해서 전개되는 영화에 실소를 금하지 못하며 허무맹랑한 추측이라는 생각으로 보다가도, 그 예상을 뛰어넘는 진지함에 ‘정말 그런 의도였어?’라는 의구심에서 ‘오 그런 의미였군’의 과정으로 발전된다. 예컨대 식료품 저장고에서 배경에 아주 잠깐 보이는 Calumet이라는 베이킹파우더 캔으로부터 ‘이 영화는 인디언 (학살)에 대한 영화’라는 가설을 던지고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보자면, 호텔이 인디언을 묻은 곳 위에 지어졌다든지, 호텔 벽에 걸려 있는 인디언의 초상화며 여러 문양들을 보여주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다가도 영화 후반부에 잭이 미쳐 날뛸 때 캔의 로고가보이지 않게 흐트러진 것은 평화 조약이 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에 허무한 웃음이 나오기까지 한다. 반면에 대니가 입고 있는 셔츠의 ’42’라는 숫자와 잭의 독일제 타자기, 독수리 마크, 피바다가 되는 복도 장면을 보며 나치와 홀로코스트에 대한 암시가 포함되어 있다는 가설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 인디언 학살에 대한 것마저 그럴지도 모른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거기다 스키 시즌에 열지도 않는다는 호텔에 스키 포스터가 걸려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로스와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생각하는 이들을 보며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된다. 대체 영화를 얼마나 여러 번 봐야 저 정도의 감상이 가능해지는 지에 대한 생각은 어느 순간 영화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로 바뀐다. 영화 장면장면을 프레임별로 끊어서 아주 천천히 돌려보는데, 의자나 벽에 있던 그림이 없어진 것을 찾아내는 것부터, 디졸브되는 부분에서 짐더미와 사람들이 겹치는 것이 나치 하의 유대인 수용소를 연상시킨다는 부분이며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간 직후 구름에서 큐브릭 얼굴이 보인다는 가설로부터 얻은 결론은, 이들의 덕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그리고 범(凡)인인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목표는 일반 관객이 아닌 ‘아이큐 200의 스탠리 큐브릭’이니. 숱한 가설들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든 걸까? 큐브릭은 정말 천재일지도 모른다. 혹은, 특정 관객들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일수도 있다. 전자든 후자든 한 영화가 이리도 여러 명의 ‘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소품 하나하나 허투루 쓰지 않고 보면 볼수록 다르게 보이는 작품을 만든 감독의 능력에 경외심마저 생긴다. (그리고 덕 중 최고는 양덕인 것 같다…!) *** 제목: 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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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앤 짐 (Jules Et Jim, 1961)

[프랑소와 트뤼포 전작 회고전] 쥴 앤 짐 (Jules Et Jim, 1961)  flyingneko.egloos.com/3854477  때는 1912년, 우연한 기회로 쥴과 짐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파리를 누빈다. 문학을 논할 때도, 여자를 만날 때도, 복싱을 할 때도 떨어지지 않던 그들 앞에 카트린이 나타나고, 카트린에게 한 눈에 반한 쥴은 짐에게 그녀와 결혼할 것이라고 자신의 단호한 의지를 밝힌다. 쥴과 카트린은 결혼식을 올리지만 이내 전쟁이 발발해 쥴은 독일군 진영에서, 짐은 프랑스군 진영에서 참전하며 서로를 죽이지 않기를 기도하고, 전쟁이 끝난 후 연락이 닿자 짐은 쥴과 카트린이 살고 있는 전원 주택을 찾는다. 그 전원주택에서 파리 근교로 오기까지 카트린은 짐과 쥴 (+알베트) 사이에서 자유롭게 사랑을 나누고 질투하며, 그들의 관계는 연인과 부부, 친구 사이를 넘나든다. 이 영화의 제목이 ‘쥴과 짐, 카트린’이 아니라 <쥴 앤 짐>인데서, 이 영화가 삼각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카트린과 짐이 갖는 여러 관계들과는 달리, 쥴과 짐의 관계는 어떤 일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갈등은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들을 오가는 카트린을 두고도 그들의 우정은 여전하다. 카트린의 곁을 지켜달라는 부탁에 한 지붕 아래에서 생활하게 되면서도, 그들의 감정을 존중해주고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 육체적으로는 이성을 향해 있지만 마음은 둘을 향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덕분에 과하게 자유를 누리는 카트린에 쏟을 비난이 자리를 잡지 못한다. 전쟁을 사이에 두고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어지는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무거움을 더해간다. 젊고 발랄했던 그들이 철교를 달리던 장면이 할말을 찾지 못해 서먹해 하는 식탁에서 자동차 안으로 이동해가는 과정에서 자유롭던 그들 역시 세월의 흐름 앞에서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착하지 못하고 도망치기만 하던 카트린의 마지막 선택은 세월 앞에서의 속수무책인 그녀의 무력감과 그리움, 그리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의 분출이 정점에 다다랐던 탓이 아닐까. 쥴과 짐의 우정과 그들이 가지는 다양한 관계를 이야기한 작가주의 영화의 대표작인 <쥴과 짐>에서는 많은 서사가 빠른 템포로 지나가고, 시대적 배경이나 흐름을 나타내는 데 다양한 기법이 활용된다. 등장인물 간의 감정 역시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또 사라지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인물들이 나누는 다른 감정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지나가는 장면들 속에서 인물들의 고뇌가 그리 깊지 않고, 영화의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것 같다. 결국 카트린의 윤리 관념이나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노력하기보다는 중간중간 모차르트를 닮은 쥴의 사진이나 약속의 땅으로 향하다가 지나쳐 버린다는 내레이션과 화면과 같이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연출과 감정을 따라 (웃고) 즐기면 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물론 영화사적으로는 그 이상의 연구와 감상이 필요하고 이미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영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는 결국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고전 영화를 대하고, 특히 감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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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K 1138 (1971)

[영화의전당-개관기념영화제] THK 1138 (1971) – 조지 루카스의 첫 장편 영화 flyingneko.egloos.com/3781121 <스타워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 층을 만들어낸 조지 루카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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