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스크린의 기록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 – 정의가 무너진 그 곳을 향한 잿빛 시선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살육이 넘쳐난다. 영역 표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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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신세계 (2012)

신세계 (2012) – 오마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  flyingneko.egloos.com/3935344  경찰이면서 신분을 감추고 국내 최대 범죄 조직인 ‘골드문’에 잠입 수사를 하게 된 이자성. 8년 후, 골드문 회장은 교통 사고로 급작스럽게 죽게 되고, 골드문의 두 세력을 둘러싼 암투에 경찰까지 개입된다는 내용의 <신세계>는 비슷한 설정 덕분에 자연스럽게 유덕화, 양조위 주연의 <무간도>를 떠올리게 된다. 영화 <무간도>에서 경찰이지만 범죄 조직에 몸담게 된 진영인(물론 그보다 더 복잡한 사연이 있지만)과 범죄 조직에서 처음부터 철저하게 경찰로 키워진 조직원 유건명이 서로를 쫓고 쫓는 추격전을 벌이며 흐르던 긴장감과 그 흔들리던 눈빛은 여전히 생생하다. 자신이라고 믿어왔던, 허공을 떠도는 말처럼 잡히지 않는 ‘본래’ 신분의 자신과, 시간 속에 쌓여온 ‘지금’의 자신 간에 생긴 깊은 정체성의 괴리가 결국 둘을 선택의 기로로 몰아가고, 결국 이들은 선택의 방아쇠를 당긴다. 그들의 선택에는 끊임 없이 갈구했지만 어쩌면 허상에 불과할지 모를 ‘본래’의 자신을 위해 긴 시간 동안 형성된 믿음과 유대를 저버려야 한다는 갈등이 내재한다. 그래서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는 무간 지옥에 발을 들여놓은 그들에게 과연 그러한 선택이란 유의미한 것인가, 라는 생각에 처연한 마음까지 들었다. 아쉽게도 <신세계>에서는 이러한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경찰은 비열했고, 범죄 조직은 권력 암투의 장이었을 뿐이다. (그나마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던 ‘형님’이 있는 조직 쪽이 더 인간적으로 보였다). 양분된 정체성에 대한 내적 갈등보다는, 최악과 차악을 구분한 탓에 이 둘을 사이에 둔 생존의 방법이나 타이밍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그래서 <무간도>에서 느껴졌던 황국장과 아강의 죽음을 바라보던 진영인에게 느껴진 먹먹한 절망감이나, 한침을 겨눈 유건명의 총구에서의 비장함 같은 것이 없었다. 사실 연기로 따지자면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제 몸에 꼭 맞은 정장을 입은 듯한 이정재부터 언젠가부터 건달 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황정민, 두말할 것 없는 최민식과 조연들의 연기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모든 것의 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고 몰입도 공감도 쉬이 되지 않는 영화의 상영시간은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무간도>에서 시작해 <대부>를 연상시키며 끝난 이 영화는, 두 영화의 오마주라는 굴레를 뛰어넘지 못한 것 같다. 모두 ‘무간 지옥’에 갇혀 있는 채로 제목과 같은 ‘신세계’는 오지 않았다. 소재의 차용도 좋고, 오마주도 좋다. 비슷한 소재로도, 오마주만으로도 원작에 걸맞은, 혹은 그 이상의 작품이 탄생하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신세계>에는 그만의 독특한 해석이나 연출이 부재하다. 감명 깊게 본 영화들을 적당히 섞어 자극적인 양념을 한  느낌이다. 지루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갈 정도도, 아주 실망스러운 작품은 아니었지만,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겼어야 할 감정적 공감대와 연민을 대사로 설명하고 얻으려 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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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3)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 2013) – 적당히 잘난 놈만 살아남는 사기라는 예술 http://flyingneko.egloos.com/4009605 최근 몇 년 사이에 헐리우드발 영화를 포함한 외화들 중 역대 사기꾼이나 사기 행각에 대한 영화가 부쩍 눈에 띈다. 회복이 더딘 경기 탓인지 조금만 머리를 굴려도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그 시절에 대한 향수일까.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보다 더 이른,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사기꾼 어빙과 시드니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파트너로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사기 행각을 펼치다 FBI의 수사망에 걸리게 되지만, 다른 수사에 참여하면 감형해준다는 조건을 받아들인다. 약속했던 조건과 다르게 수사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어빙과 시드니, 이를 둘러싼 관계에 많은 변화가 생긴다. 결국 카마인 시장 등 정치인들과 거물급 마피아를 끌어들인 마지막 사기극을 끝으로 어빙과 시드니, 어빙의 아내 로잘린은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된다는 내용. 2시간이 넘는 긴 영화의 나름의 교훈을 축약하자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와’과유불급’일 듯 싶다. 유리창 깨기로 시작한 어빙의 사기 아닌 사기는 당장이라도 목을 날릴 것 같은 마피아, 권력욕에 눈이 먼FBI, 열정이 넘쳤던 정치인, 초치기가 특기인 로잘린 등 연루된 모든 이들의 손가락 사이사이를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온다. 사기꾼을 예술가에 빗대 표현한 ‘Con artist’는 어빙과 시드니를 위한 단어인 듯, 이용하고 이용 당하는 도중에 치고 빠지기가 예술의 경지에 든 것 같다. 주인공 어빙은 사기꾼이면서도 은근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 반면, 그 외의 FBI 요원인 리치나 카마인 시장을 포함한 정치인 등은 적당한 선에서 멈추지 않아 본전도 못 찾고 되려 크게 잃는다 (로잘린은 성격만큼이나 독특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 사기극에서 ‘과유불급’이라니 선뜻 연결이 안되지만 지나친 욕심과 몰상식한(?) 행동들이 결국 화를 부르고 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해피엔딩의 적당히 착하고 인간적인 사기꾼 커플과 달리, 선의로 시작한 일이라도 완급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그 방법이 도를 지나치면 끝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 카마인 시장의 결말은 다소 씁쓸하기도 하다. 비슷한 소재의 작품들이 연상되어서 그런지 스토리 자체가 주는 신선함은 덜했지만, 긴 상영 시간 내내 그리 무겁지 않은 전개와 더불어 경쾌한 음악이며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에 눈도 귀도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제니퍼 로렌스가 로잘린 역을 너무 잘 소화한 나머지 그녀가 등장할 때마다 짜증이 치밀어올라 극장을 박차고 나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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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탐구생활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 아쉽지만, 행복하게 마무리된 기나긴 여정의 끝 http://flyingneko.egloos.com/386939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여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전작의 엄청난 성공이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히스 레저가 연기한 미친 악역 ‘조커’에 필적할만한 악당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 잘해봐야 본전이 아닐까했다. 애초에 감독의 계획은 브루스 웨인의 배트맨의 시작에서 끝까지를 그리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내면의 두려움과 공포로 시작한 배트맨이 선과 악, 영웅과 악당의 경계에 서서 혼란을 겪다 진정한 영웅이 된다는, 이렇게만 놓고 보면 그리 색다를 것도 없는 영웅담이 탄생하게 되었을 것이다. 영웅담의 끝은 대개 그렇듯 행복하게 끝을 맺는다. 브루스 웨인은 알프레드가 흐뭇한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삶을 찾고, 폐허가 되었지만 고담시에도 평화가 찾아온다. 혹자는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여느 액션 히어로와는 다른 깊이를 보여주다가 김빠진 콜라마냥 억지스럽게 끝났다고도 하지만, 정의가 승리했으나 살아 남은 이가 없는 폐허 속의 희망이라는 비극적이고 장엄한 결말만이 멋지고 그럴 듯한 건 아니지 않은가. 현실 속에서 겪는 반복적으로 겪는 소소한 절망을 스크린 속 영웅과 행복한 결말에서 위로 받고 싶었는지 웃으며 극장 밖을 나올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악당이었다. 아마 시리즈를 쭉 지켜본 사람이라면 비슷하게 느꼈을 것 같다. 평범한 사람, 선한 사람도 우연하게 벌어진 아주 불운한 일로 악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고담시를 들었다 놨다 하는 조커에게는 이유가 없었다. 혼란의 사도라 자칭하는 조커는 혼란을 증폭시키면서 이러한 혼란의 미덕을 공평함이라고 설파하는 괴이하리만큼 뒤틀린 철학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의 근원이나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반면 이번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베인과 그의 일당들의 목적은 보다 명확하다. 무엇이든 이유가 있고 설명이 가능해지면 심리적 충격의 크기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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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탐구생활

조디악 (Zodiac, 2007)

조디악 (Zodiac, 2007)  – 잊혀져 가는 진실을 쫓는 이들  flyingneko.egloos.com/3823014  <조디악>의 사건은 1969년 8월 1일, 샌프란시스코의 신문사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The San Francisco Examiner), 발레호 타임즈헤럴드(Vallejo Times Herald) 앞으로 배달된 편지 한 통으로 시작된다. 편지에는 자신을 조디악이라고 하며, 1968년과 69년에 일어난 살인 사건의 세부 사항들이 적혀 있다. 범인의 요청대로 신문에 암호문 같은 그의 편지 일부가 게재되며 경찰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1969년 10월 13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배달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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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1)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1) – 나쁜 놈 중 가장 나쁜 놈이 살아남는다 flyingneko.egloos.com/3803898 하정우라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기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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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친절한 마음과 화관 (Kind Hearts And Coronets, 1949)

친절한 마음과 화관 (Kind Hearts And Coronets,1949) –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에는 맞불 작전 flyingneko.egloos.com/3778453 이 영화가 2000년대 혹은 1990년대에 만들어졌다면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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