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 믿음에 대한 고민과 질문

삶의 매 순간이 배움이고 모험이라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의 주인공인 파이의 모험담은 극단적이다. 파이는 그의 가족들과 캐나다로 향하는 화물선에 오르지만, 거친 폭풍우를 만난 화물선은 난파되고 구명보트 위에서 몇몇 동물들과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이도 며칠 가지 않고 파이는 좁은 보트 안에서 호랑이 ‘리차드 파커’와 단 둘이 남겨진다. 이들은 멕시코의 한 해안가에 도착할 때까지 태평양을 표류하며 서로를 경계하고 또 의지하며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망망대해에 나침반 하나 없이 오직 물과 바람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운데, 거기다 맹수 한 마리를 더하니 보는 것만으로 답답하다. 그런데 표류가 계속될 수록 파이와 리차드 파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홀로 남겨져 삶의 이유를 고민하고 파고들었다면 절망적인 상황에 깊이 빠져들어 바다 속으로 몸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로의 존재가 긴장감을 주며 생존에만 집중하게 해준 셈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종교와 신, 믿음에 대해 고민하던 파이는 200여일의 표류 끝에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그를 찾아온 이들에게 ‘리차드 파커’와 자신의 꿈 같은 표류기와 사람들이 등장하는 있을 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실과 환상, 신과 이성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고 그 믿음을 정의하기보다, 어떤 것을 받아들일지는 오롯이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렇듯 영화 곳곳에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스토리 오브 파이>를 단순한 모험담이나 성장기로만 보기는 힘들다. 진실이란 무엇인지부터 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믿음에 대해 끊임 없이 질문하지만 친절한 대답은 없다. 보는 이에 따라 이안 감독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영상을 향한 감탄이 남을 수도, 쉬이 답이 보이지 않는 난해한 질문만이 남을 수도 있는 영화다.


***

제목: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2)
연출: 이안 (Ang Lee)
각본: 데이빗 매기(David Magee) / 원작: 얀 마텔(Yann Martel)
출연: 수라즈 샤르마(Suraj Sharma, 파이), 이르판 칸(Irrfan Khan, 나이든 파이), 라프 스팰(Rafe Spall, 캐나다 소설가)
장르: 모험, 드라마
제작국가: 미국
촬영: 클로디오 미란다(Claudio Miranda)
음악: 미하엘 다나(Mychael D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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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길고 전개가 빠르지 않다.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영상미는 탁월하다. 큰 상영관에서 3D로 감상하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 <음식 남녀>부터 <센스 앤 센서빌리티>, <와호장룡>,<헐크>, <브로크백 마운틴>, <색, 계>, <라이프 오브 파이>로 이어지는 필모를 보고 있자면, 이안 감독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지 않으면 개별 작품들 간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지만, 각각의 작품을 볼 때는 이안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것을 납득하게 된다.


<짧은 감상/ 라이프로그>
나의 점수 :
★★★☆
영화 곳곳에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스토리 오브 파이>를 단순한 모험담이나 성장기로만 보기는 힘들다. 끊임 없이 질문하지만 친절한 대답은 없다. 보는 이에 따라 이안 감독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영상을 향한 감탄이 남을 수도, 난해한 질문만이 남을 수도 있는 영화.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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