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 2013)

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 2013)
– 모범생 히어로의 탄생 비화

파란색 쫄쫄이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수퍼맨하면 으레 떠오르는 빨간 망토와 타이즈, 그 완성인 팬티는 진지한 표정의 히어로를 우스꽝스럽게 했다. 마블의 영향인지, <다크나이트>의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업그레이드된 수트와 (여전히) 붉은 망토의 조합은 보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마블의 히어로는 대체적으로 인간이 특별한 힘을 가진 경우라 인간이라 겪을 수 밖에 없는 시행 착오며 내면적 혼란 같은 것이 있는 반면, DC의 대표 히어로인 수퍼맨은 인간의 모습을 한 초월적 존재에 가깝다. 마블에도 천둥의 ‘신’ 토르가 있지만, 절대적인 힘에 비해 뭔가 결핍된 느낌을 준다. 반면 수퍼맨은 지,덕,체에 초인적인 힘까지 더한 완벽에 가까운 히어로다.

<맨 오브 스틸>은 이 ‘완벽한 남자’의 탄생 배경에 대한 영화다. 크립톤 행성에서 태어난 칼엘은 지구에 보내져 평범한 지구인인척 살아가다 자신의 출신과 배경을 알게 되고, 위기에 처한 지구와 가족을 지켜낸다는 내용. 수퍼맨에 대해 빨간 망토와 파란색 쫄쫄이, 크립토나이트 정도 밖에는 알지 못하는 수준에서 봐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아쉬운 점이라면, 서사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이는 등장 인물들의 성향이 하나같이 착하다는 단조로움 때문에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탓도 있다. 착한 남자의 가족도 착했고,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착한 가족과 살고, 착한 마음으로 지구를 구하고 등등. 심지어는 크립톤 행성의 반란군이라는 조드 장군 역시 악한 존재라기보다 급진적인 성향을 가지고 크립톤 행성의 대의를 위해 싸우는 이로 보여 그 둘의 갈등이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칼엘의 내면적 갈등 역시 인간의 양면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초월적인 자신의 힘을 대의를 위해 쓰고 싶은데 사회가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이 착한 남자는 시종일관 너무 진지했다.


액션과 드라마가 물과 기름 같이 섞이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 또 다른 아쉬운 점이다. 초중반 칼엘의 탄생과 ‘희망’을 가슴에 단 수퍼맨의 기원, 히어로로서의 갈등까지는 드라마가 주를 이루고, 후반 조드의 침공부터는 대부분 액션으로 구성된다 (놀란의 영향인지 드라마도 다소 어둡다). 드라마와 액션이 완급을 조절하며 서로를 보강한다기보다 ‘드라마를 봤으니 액션도 봐야지?’라는 느낌으로 몰아서 보여주는데, 보다 보면 사람들은 얼마나 죽었나, 건물은 얼마나 부숴졌나를 계산하는 데 정신이 팔리게 될 정도.

근사한 수트와 절대적인 힘, 반듯한 외모의 이 완벽한 모범생 히어로의 탄생 비화를 알게 되어 나름 보람은 있었다. 들인 돈이 있어 한 컷 한 컷이 욕심이 났을 법하지만 완급 조절만 조금 더 잘했더라도 꽤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제목: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 2013)
연출: 잭 스나이더(Zack Snyder)
각본: 데이빗 S. 고이어(David S. Goyer),  조 슈스터(Joe Shuster), 제리 시겔(Jerry Siegel)
원안: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데이빗 S. 고이어(David S. Goyer)
출연: 헨리 카빌(Henry Cavill, 클락 켄트/수퍼맨), 에이미 애덤스(Amy Adams, 로이스 레인), 러셀 크로우(Russell Crowe, 조엘), 케빈 코스트너(Kevin Costner, 조나단 켄트), 다이안 레인(Diane Lane, 마샤 켄트), 마이클 섀넌(Michael Shannon, 조드 장군)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SF
제작국가: 미국, 캐나다
촬영: 아미어 M. 모크리(Amir M. Mok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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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들이 러셀 크로우와 케빈 코스트너라니.



<짧은 감상>

나의 점수 :
★★★
업그레이드된 수트, 절대적인 힘, 반듯한 외모의 수퍼맨 탄생 비화. 성격마저 착한 이 남자의 이야기는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았고, 다소 어두운 드라마와 과한 액션은 잘 섞이지 않았다. 뭐, 수퍼맨의 ‘S’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나름의 수확.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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