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월드워 Z (World War Z, 2013)

월드워 Z (World War Z, 2013)
– 오, 좀비 블록버스터!

원작인<세계 대전 Z>의 책장이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걱정이 앞섰다. 살아남은 이들의 회고록은 세계 곳곳을 무대로 하고 있었고,이 책을 하나의 연속된 서사로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은 결코 쉬울 것 같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탐내던 이 작품은 결국 브래드 피트의 손에서 영화로 탄생했고, 지금껏 특정 매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좀비물임에도 브래드 피트의 덕분인지 객석을 가득 찼다.

주인공 제리는 가족과 함께 길을 나서던 중 사람들이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 매우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을 목격한다. 이 원인 모를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전 인류를 위협하고, 제리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제의를 수락, 바이러스의 원인을 찾아 한국, 이스라엘, 영국으로 이동하며 사투를 벌인다. 전시 경험과 뛰어난 관찰력, 생존 능력을 갖춘 제리는 많은 이들의 죽음 속에서 백신 개발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최근 들어 등장한 좀비물들은 좀비의 전형을 깨거나 장르를 혼합한 형태가 많은데, <월드워Z>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월드워Z>의 좀비는 감염 후 수 분 혹은 수 시간 내 변화하던 기존의 좀비와는 달리 12초라는 짧은 시간 내 변형하고 냄새보다는 소리에 반응하고 자극이 없을 때는 휴면 상태에 돌입한다. 이들은 식욕만이 남아 정처 없이 떠도는 존재가 아닌 강렬한 동물적인 생존 본능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인다. (물론 이러한 설정은 결정적인 단서로 작용하나, 장벽을 넘기 위해 순식간에 탑을 쌓는 모습이나 피할 새도 없이 달려드는 모습은 몸서리 난다)

이러한 좀비들에 맞선 제리의 이야기는, 비록 전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매우 개인적이다. 그는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대의를 위한 사명감보다 자신의 가족을 지킨다는 개인적인 명분으로 움직이며, 영화 역시 이러한 그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극적인 순간에도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는, 가족을 향한 짠한 드라마, 좀비 바이러스라는 재앙, 죽음의 기로에 선 공포와 스릴러, 그리고 대륙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은 한데 어우러져 영화의 장르적 요소를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그 외에도 사실감 넘치는 영상, 긴박감을 영리하게 뒤틀어 웃게 하는 기발함은 블록버스터로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 대한 시선이 한국전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지만, 어찌보면 샤말란의 <해프닝(2008)>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자연을 연쇄살인범에 빗대고 그 속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또한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브래드 피트. 영화를 기대보다 한층 더 멋지게 이끌어간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더니,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세계 대전 Z가 발발해도 (제리처럼만 행동할 수 있다면)살아 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상한 자신감마저 생긴다. 두 번의 관람에도 묘한 흥분이 가시지 않는 <월드워Z>.이 정도면 좀비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제목: 월드워Z(World War Z, 2013)
연출: 마크 포스터(Marc Forster)
각본: J. 마이클 스트랙진스키(J. Michael Straczynski),매튜 마이클 카나한(MatthewMichael Carnahan)
원작: 맥스 브룩스(Max Brooks)
출연: 브래드 피트(Brad Pitt, 제리 레인), 미레일 에노스(Mireille Enos, 카린 레인), 다니엘라 케르테스(Daniella Kertesz, 세겐)
장르: 드라마, 스릴러,  SF, 액션, 모험
제작국가: 미국
촬영: 벤 세리신(Ben Sere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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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의 펩시, PPL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코카콜라가 꽤나 배가 아팠을 듯).

+ 영국 해군의 지원은, 의도했든 하지않았든 간에, 그간의 미국 중심적 재난 극복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일조.

+ 침착함, 예리한 관찰력, 신속한 판단력은 어느 상황에서건 생존의 키워드. 적어도 박사처럼 죽지는 말아야지 ㅠㅠ

+ 제리의 강인함뒤에는 부인이 있었다. 둘은 너무도 침착하게 서로를 믿고 의지했다. 조명탄을 능숙하게 쓰는 여성이라니. (부인 역의 미레일 에노스는 미드 <더 킬링>의 형사로 활약 중)


+ 이제는 아빠 빵 형. 그런 그의 모습이 더 빛나 보였다.


<라이프로그>

나의 점수 :
★★★★☆
원작을 읽다 든 생각은 기우였다. 브래드 피트의 손에서 탄생한 <월드워Z>는 가족을 향한 짠한 드라마, 좀비 바이러스라는 재앙, 죽음의 기로에 선 공포와 스릴러, 그리고 대륙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으로 흥미진진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낸다. 이 정도라면 좀비물이라도, 매진될 법 하다.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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