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크레이지 (The Crazies, 2010)

크레이지 (The Crazies, 2010)
– 바이러스 뒤에 숨겨진 진짜 위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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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연출: 브렉 에이즈너(Breck Eisner)
장르: 액션, 드라마, 공포, SF, 스릴러
제작국가: 미국, 아랍에미레이트 연합
각본: 스콧 코사르(Scott Kosar), 레이 라이트(Ray Wright), 조지 로메로(George A. Romeo)
기획: 조지 로메로(George A. Romeo)

출연:

티모시 올리펀트(Timothy Olyphant, 보안관 데이빗 더튼 역)
라다 미첼(Radha Mitchell, 보안관의 아내이자 의사 쥬디 더튼 역)
조 앤더슨(Joe Anderson, 부보안관 러셀 크랭크 역)
다니엘 파나베이커(Danielle Panabaker, 베타 다링 역)

[크레이지]의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는 또 다른 재난 영화인 줄 알았다. [해프닝]에서는 자신을 죽였다면, 이 영화에서는 칼날이나 총구를 상대에게 들이 밀겠거니 하고 말이다. 바이러스든 전염병이든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결국 인류 생존이 위태롭게 된다는 식의 재난 영화를 생각했다면, 이는 오산이다.

[크레이지]는 불타는 마을을 잠깐 보여주고, 그 이틀 전으로 돌아가면서 시작된다. 여유로운 음악과 평온한 한 작은 마을. 차창 밖의 풍경에서 운전수의 손으로 느리게 초점을 옮기는 카메라가 이러한 여유로움을 한껏 살린다.



이틀 사이에 마을을 이렇게 된 건 미쳐버린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건은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경기장 한가운데 총을 든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의 눈은 초점을 잃었고 초췌한 피부색과 코피는 한 눈에 봐도 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총을 내려놓으라는 경고에도 그가 총을 들자 보안관인 주인공 데이빗은 그를 향해 발포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일가족을 가둬두고 집에 불을 지르는 일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이상 증세를 보인다.


집에 불을 지르고도 노래를 부르고 있는 헨리

문제는 이러한 것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에서 내려본 듯한 화면은 총을 든 남자가 경기장에 들어 오는것을 탐지하고 위치를 추적해 마을 봉쇄 작전의 시작을 알린다. 마을 사람들은 급작스럽게 들이닥친 마스크를 쓴 군인들에 연행되고 입구에서 체온을 잰 다음 체온이 높은 사람들은 감염 환자로 분류해 격리 시설에 수용한다.

이 영화를 좀비 영화라 부르기 힘든 이유는 이들의 발병 원인이 좀비 바이러스가 아니라, ‘트릭시’라는 인간을 조종하기 위한 생화학무기가 오염시킨 식수에 있어서이다. 즉 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이기는 해도 ‘인육’에 대한식욕만 남아있는 ‘좀비’가 아닌, 파괴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는 ‘인간’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실수를 저지른 정부는 인구 1260명의 조그마한 마을을 없앰으로써 이를 무마시키려 한다. 치료라는 목적으로 감염 환자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해 그들의 통제 하에 두고자 하지만, 예측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인간인지라 이조차 실패하자 결국 한 마을을 통째로 없애버린다.

공권력과 맞물려 움직이는 영화 속 언론도 가관이다. 거짓된 정보를 흘려 사람들의 눈과 귀를 통제한다. 사건의 진상을 알리 없는 사람들은 그저 통제의 희생양이 되어갈 뿐이다.

폭력성만 남은 광기 어린 사람들도 무섭지만, 그 광기 뒤에 숨어져 있는 공권력의 힘이 몇 백배는 더 무섭다. 이 영화의 The Crazies는 사실 실제로 미쳐 날뛰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을 위에서 지켜보고 통제하려고 하는 미쳐버린 공권력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증강 현실이나 구글 어스, GPS 등과 같은 나날이 발전해 가는 네트워크 기반의 기술들이 결코 반갑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 머리 위에 있고, 마음만 먹으면 우리를 없는 사람, 없는 마을로 만들 수 있다.

+. 영화는 호러 영화의 대가라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분노의 대결투(The Crazies, 1973)]의 리메이크 작이다. 조지 로메로 감독은 직접 기획과 각본에 참여했고, 감독인 브렉 에이즈너는 현대적인 기법과 스릴러적 요소를 가미해 긴박감을 더했다. 긴장감에 보는 내내 주먹을 꽉 쥐고, 놀라움에 결국 화면으로부터 밀린 듯 의자에 밀착해있는 스스로를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이란. 원작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없다는 평을 듣고 있으니 원작을 봤더라도 챙겨 볼 만한 영화인 것 같다.

+. 브렉 에이즈너 감독은 차기작으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브루드(The Blood,1979)]를 리메이크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떤 영화가 나올지 기대된다.

+. 이 영화의 긴박감을 한층 더 즐길 수 있었던 데에는 여주인공의 역할도 컸다. 다른 호러/스릴러 영화에 등장하는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는 여성들과는 달리, 의사라는 직업 덕분인지 시체를 보고도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 영화를 보고 나서 예고편을 찾아 봤다. 영화의 예고편은 정말 예고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요즘의 예고편들은 영화의 요약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원티드]의 예고편은 정말..)

+.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이미지들.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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