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건달 (2012)
박수건달 (2012) – 식상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다 flyingneko.egloos.com/3925365 낮에는 무당, 밤에는 건달. <박수건달>은 불경기에 원치 않는 겸업에, 두 가지 영역에 모두 특출 난 재능을 가진 이 남자가 본인이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하다, 삶과 사람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는 코믹 드라마다. 이런 류의 영화에 그만 웃고 울 때도 됐는데, 볼 때마다 정신 없이 웃다가 또 울고야 만다. 우리가 접하는 컨텐츠들의 대부분은 익숙한 틀 안에서 약간의 변형을 가한 형태의 연속이라고 보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평작 이상의 성공을 거둬온 우리나라 (코믹) 드라마들의 전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은 저버릴 수 없다. 그 약간의 변형은 ‘무당’이라는 소재가 주는 것과 무게 잡는 건달 역할 뿐만이 아니라 어색한 분장을 한 채 발을 구르는 박수 무당도 어색하지 않은 박신양과 아역 배우의 연기 정도인 것 같다. ‘무당’이라는 소재를 스크린으로 옮기기는 했으나 기대에 못 미친 영화 <점쟁이들>에 비해 <박수건달>은 코믹과 드라마의 경계가 분명한 덕에 그 재미가 배가된 듯하다. 기승전결도, 소재나 설정, 캐릭터도 여러모로 모호했던 <점쟁이들>에 비해 <박수건달>은 크게는 설정을 코믹하게 풀어낸 초반부와 가족과 삶,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섞인 후반부의 드라마로 구분되고 각 캐릭터들이 큰 변형 없이 틀 안에서 움직인다. 자칫 이질감이 들 수 있는 이러한 부분들은 배우들의 연기로 큰 어색함 없이 이어지는데, 이 중 특히 과장과 절제의 선을 잘 지켜낸 박신양의 공이 큰 것 같다. (물론 시종일관 노란 옷을 입고 나와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아역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어쩌다 서울말을 하는 건달이 부산에서 사업을 하며 신 내림까지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재료와 조리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나온 것 같다.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박신양과 정혜영의 모습도 반갑고, <범죄와의 전쟁>의 코믹 버전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 조연들의 연기도 볼 만하다. 심각하게 곱씹으며 생각해볼 영화만큼이나 극장문을 나설 때 발걸음이 무겁지 않은 이런 영화도 필요한 것 같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식상한 감동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제목: 박수건달(2012) 연출: 조진규 각본: 박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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