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 (Contagion, 2011)
컨테이젼 (Contagion, 2011) –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불안의 공포와 필요(악)들 http://flyingneko.egloos.com/3749140 영화를 나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기까지 손이 묶인 듯 아무 것도, 심지어 내 얼굴마저도 건들이고 싶지 않았다. 환절기인 탓에 기침을 하는 이들이 꽤 있었는데, 평소였다면 의식하지도 못했을 것을, 피하고 피해 지하철의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조마조마하며 서 있었다. 영화에서 악몽을 꿀 만큼 끔찍한 장면에 나온 것도 아닌데 머리부터 발 끝까지 ‘무서웠다’ 전염병의 확산 vs. 불안의 확산 – 어떤 것이 더 전염성이 강할까?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무서움을 느낀다. 이 영화 <컨테이젼>은 보이지 않는 죽음의 위협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담았다. 그리고 불안을 조장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해서도 무덤덤한 듯 날카롭게 꼬집었다. ‘Day 2’로 시작해 숫자를 더해가며 사상자의 수도, 심지어 내로라하는 헐리우드 배우들이 죽음 앞에 맥없이 무너진다. 원인도,정체도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퍼져가는 죽음에 직업도, 지위도, 사회적 명성도 소용 없다. 정부는 불안으로 인한 사회 붕괴를 우려하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덮어두려 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전염병과 싸워가면서도, 그리고 죽어가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걱정하는 관계자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행동에 은폐하려 했던 사실은 금새 퍼지게 된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은 전염병보다 더 지독하게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다. 공황에 빠진 사람들은 이웃에게 총을 겨누고, 살기 위해 서로를 짓밟는다. 질서는 무너지고 오로지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폐허를 방불케 하는 도시 사실과 진실의 문제 누구에게나 알 권리가 있다. 문제는 알 권리로 전파되는 것이 객관적 사실만이 아니라는 것. 보도를 통해, 소문을 통해 주관이 섞여 불안을 증폭시킨다. 불안으로 사회 전체가 크게 흔들릴 것을 우려한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통제 가능한 수준에 두기 위해 은폐하려 하고 언론은 이러한 정부에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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