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 노장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다만 돌아올 뿐.
두 영화의 근엄한 얼굴들을 보며 각설이 타령이 생각난 건 웬 말이냐 싶지만, 그들의 생명력에 대한 경외다. 그들이 돌아온 시점은 작년도, 재작년도 아니다.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이라는, 사람으로 치면 태어나 걸음마를 하고 말을 하는 것부터 사춘기도 지나 사회에 나올 정도의 시간이다. 용광로로 사라지던 아저씨, 아슬아슬하게 로프에 매달려 땀 한 방울에 목숨이 오가던 청년을 보며 열광했던 코흘리개 시절의 감상에 젖을 새도 없이, 날아가는 비행기에 매달리고 도시 하나를 작살낸다. 이쯤 되면 추억 회상편 쯤에 카메오로 등장했을 법도 한데 여전한 주인공들이다. 10년이면 동산도, 강산도 변한다지만 이 형님들에게 세월의 흐름도 비켜가는 것 같다.
<미션 임파서블>과 <터미네이터>로 귀환한 노장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에단 헌트를 연기한톰 크루즈는 불사조 같은 에너지로 성룡이 울고 갈 법한 액션을 선보인다. (게임 <언차티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그 유명한 비행기 씬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했다는 대목은 게임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영화 안팎이 ‘미션 임파서블‘이다.) 반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미래 로봇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이보다는 좀더 인간적이다. 평행 우주로 엉켜버린 세계관 속에 T-800은 흰 머리가 섞인 노년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두 배우의 필모그래피와도 맞물려 있어 흥미롭다.)
노장의 모습만큼이나 영화의 지향점도 다르다. <미션 임파서블>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세계를 위기로부터 구하면서도늘 위기에 빠지는 첩보 조직 IMF(Impossible Mission Force)는 이번에도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음모와 배신 속에서 목숨이오가는 에단 헌트와 친구들. 이들은 IMF와 인류를 위협하는 전대미문의 신디케이트를 파헤치고 맞선다. <터미네이터>의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가 뒤엉켜있다. 존 코너의 탄생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진 터미네이터, 과거에서 기다리고 있던사라 코너와 터미네이터, 그리고 카일 리스의 만남, 현재에서의 이 셋, 또 다시 미래의 존 코너… 미래가 설정된 영화의 시간은순환한다. 순환하는 시간 속에서 어느 새 시선이 과거를 향하는 느낌이다. 과거의 화려했던 순간과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지금에대한 아련한 시선이, 커버린 딸을 보는 아버지의 그 것 같은 느낌이다. 시리즈의 지난 편을 뒤흔들지 않고 곳곳에 잘 녹인 영향도 있겠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는 두 노장 곁에는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한 주,조연급 여성캐릭터가 등장한다. 첩보 영화계의 역사책 ‘007’ 시리즈의 본드걸과 멀리 갈 것 없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등장한 여성캐릭터만 놓고 봐도, 수동적이고 보조적인 느낌이 강했던 그들과는 다르게 ‘일사‘는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위치에서 다방면으로에단 헌트와 동등하거나 압도적인 실력을 보인다. 딸에 가까운 사라 코너지만, 터미네이터의 보호 하에 주어진 운명을 어쩔 수없이 받아들이는 (너무 오래 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느낌의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미래에 맞서는 모습이 달라 보인다.긴 시간 이어진 시리즈이다 보니, 시대의 흐름에 따른 가치관이나 시선의 반영을 엿보는 것도 재미인 것 같다.
노장은 또 돌아올 것이다. 꾸준하게 현금을 챙겨줄 ‘히트작‘을 찾지 못한 할리우드로서는 향수에 소구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관객몰이가 가능한 시리즈를 쉬지 놓지 못할 것이다. 두 배우의 조합, 제작진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평타 이상은 친다 (이번작품들은 그 자체만을 놓고 봐도 상당히 재미있다). 재미와 흥행이 보장된 시리즈는 뒤틀든, 무너뜨리든, 다시 만들든, 변형을할지언정 사골이 몽그라질 때까지 끓여낸 국물마냥 계속 될 것 같다. 뭐, 그래도 좋다. 요즘 어디 잘 빠진 액션 영화 찾기가 쉽던가. 그저 형님들이 어디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나이가 있어 뼈가 잘 안 붙네, 회복이 안되네, 이런 소식이 들리면 괜히콧등이 시큰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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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Mission: Impossible- Rogue Nation, 2015)
연출: 크리스토퍼 맥쿼리(Christopher McQuarrie)
각본: 브루스 겔러(Bruce Geller), 드류 피어스(Drew Pearce)
출연: 톰 크루즈(Tom Cruise, 에단 헌트), 제레미 레너(Jeremy Renner, 윌리엄 브랜트),사이먼 페그(Simon Pegg, 벤지 던),알렉 볼드윈(Alec Baldwin, 앨런 헌리), 레베카 퍼거슨(Rebecca Ferguson, 일사)
장르: 액션, 모험, 스릴러
제작국가: 미국
촬영: 로버트 엘스윗(Robert Elswit)
제작: J.J. 에이브럼스(J.J. Abrams), 브라이언 버크(Bryan Burk), 톰 크루즈(Tom Cruise), 데이빗 엘리슨(David Ell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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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터미네이터 제니시스(Terminator Genisys, 2015)
연출: 앨런 테일러(Alan Taylor)
각본: 리타 캘로그리디스(Laeta Kalogridis), 패트릭 루지어(Patrick Lussier)
(원조)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게일 앤 허드(Gale Anne Hurd)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터미네이터), 제이슨 클락(Jason Clarke, 존 코너), 에밀리아 클라크(Emilia Clarke, 사라 코너), 제이 코트니(Jai Courtney, 카일 리스), J.K. 시몬스(J.K. Simmons, 오브라이언)
장르: 액션, 모험, SF, 스릴러
제작국가: 미국
촬영: 크레이머 모겐타우(Kramer Morgenthau)
제작: 로버트 W. 코트(Robert W. Cort), 데이빗 엘리슨(David Ellison), 메건 엘리슨(Megan Ell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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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우아하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오페라 시퀀스와 코너링이 살아있는 오토바이 추격전, 건물잠입 작전은 말이 필요 없다. 그리고 BMW는 대단하다.
+ 잠깐 언급한 배우들의 필모 중 특히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가족적인 모습은 액션과 드라마가 섞여있는 필모 상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예전의 모습을 억지로 되찾지 않으려 해서 더 좋았다.
+ <본> 시리즈도, <미션 임파서블>도, 여러모로 제레미 레너를 보면 측은….하다고 해야 하나
+ 로봇(터미네이터)에서 휴머니즘이, 인간(에단 헌트)에게서 최첨단 로봇이 느껴지는 아이러니란.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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