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스크린의 기록영화

[PiFan 2013] 미이케 다카시의 ‘악의 교전 (2012)’, ‘짚의 방패 (2013)’

[PiFan 2013] 

악의 교전 (2012), 짚의 방패 (2013)
– 미이케 다카시의 두 사이코패스

언젠가부터 영화 속 “연쇄살인범=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이 주를 이룬다. 사이코패스란, (정의나 범위에 있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나)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한 형태 혹은 비슷한 양상이나 필요 때문에 구분되기도 하는 정신병리다. 기질적으로 타고난 성향과 후천적 환경의 영향에 따라 세분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공감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이들은 공통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연쇄살인범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를”날 때부터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한 덕에 연쇄살인범을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공교롭게도 이번 PiFan에서 영화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사이코패스를 다루고 있었고, 이들의 모습만큼이나 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영화마다 제각각이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자면 동일 감독의 연출이면서도 사이코패스에 대한 상반된 접근법을 활용한 <악의교전>과 <짚의 방패>가 아닐까 싶다.

1. <악의 교전 (典, Lesson of the Evil,2012)> 

여느 고등학교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한 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 역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듯하다. 그러나 영화 초반에 등장한 소년의 정체가 밝혀질 때까지 모든 등장 인물에 대한 의심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매사 활기가 넘치지만 지나치게 흠이 없어 보이는 고등학교 교사 ‘하스미’와 이 소년의 연결 고리가 나타나는 순간, 망설임 없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부터 원인 모를 폭력성과 잔혹함을 지니고 있다. 그는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방해하는 이들은 가차 없이 제거한다. 파트너도, 친구도, 적도 없는 그는 철저히 혼자 계획하고 활동한다.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면모를 지닌 연쇄살인범으로, 피의 향연을 온몸으로 즐기며 호쾌하게 웃어댄다. 한 사이코패스의 행각에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잔인한 장면을 더욱 과장되게 표현하고,거기다 예상치 못한 컬트적 유머를 섞어 둔 덕에 눈살을 찌푸리기보다 (헛)웃음이 나온다. 기시 유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스토리와 등장인물이 꽤 탄탄하고, 여기에 주제가처럼 흘러나오는 <Mack The Knife>가 이 사이코패스의 광기를 더욱 감각적으로 살린다. 혀를 내두르며 영화관을 나서면서 쾌감도 불쾌감도 아닌 강렬한 느낌이 한동안 지속됐던 이 영화는 예상과 다르게 곧 국내 개봉 예정. 조만간 다시 극장을 찾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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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의 교전(典, Lesson of the Evil,2012)
연출: 미이케 다카시
각본: 미이케 다카시
원작: 기시 유스케
출연: 이토 히데야키(하스미 세이지), 니카이도 후미(카타기리 레이코), 소메타니 쇼타(하야미 케이스케), 하야시 켄토(마에지마 마사히코), 야마다 타카유키(시바하라 테츠로),
장르: 서스펜스, 스릴러
제작국가: 일본
촬영: 키타 노부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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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짚의 방패 (藁の楯, Shield of Straw, 2013)>

“손녀딸을 죽인 이를 죽이는 자에게 100억 원을 주겠다”

일본 재계의 한 거물이 내건 어마어마한 현상금에 살인 혐의를 쓴 기요마루는 전대미문의 관심과 위협을 받게 된다. 제 발로 찾아온 그를 도쿄까지 안전하게 호송하기 위해 경시청 특수 요원들과 경찰들이 투입되지만, 간호사며 전투경찰, 시민들이 무작위로 덤벼들고 급기야 서로 의심하며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동일 감독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의 교전>과 마찬가지로 살인범으로 지목된 기요마루의 첫인상은 악한보다는 선하고 평범한 쪽이다. 자수는 했지만, 혐의가 확증되기 전까지 용의자의 신분일(영화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지는 않았다) 그는 전 국민의 위협을 받는 불우한 용의자로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중간중간 포착되는 그의 야릇한 미소는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짚의 방패>는 사이코패스 개인의 잔혹한 행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를 둘러싼 사회 정의와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극악무도한데다 홀어머니에 대한 연민마저 철저하게 이용하는 이 ‘인간쓰레기’를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인가, 이를 위해 희생을 치러야 하는 당위는 무엇인가. 다수를 위한 정립된 사회 질서와 규범에 예외를 둬야 하는가, 이렇게 될 경우 발생한 또 다른 희생의 대가는 누가 치러야 하는가, 등의 질문은 영화관을 나서서도 한참을 맴돌지만 쉽사리 답이, 아니 갈피조차도 잡기가 힘들다. 돈 앞에 한없이 무력해지는 다수를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되려 메카리가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당연한 사회 정의가 집요한 판타지처럼 보인다.  


피 튀기는 잔인한 장면은 덜 했지만, 대의를 위해 사람들이 짚으로 만든 방패가 되어 힘없이 쓰러져나가는 쪽이 더 잔혹하고 처참하게 느껴졌던 이 영화는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를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해준 점에서 나름의 의의가 있다. 집이나 학교와 같이 공간이 한정된 스릴러와 달리 (엔딩 크레딧을 보니 실제 촬영 일부는 대만에서 한 듯하나) 일본 열도를 가로지르는 스케일도 인상적이다. 이 영화 역시 동명 소설(키우치 카즈히로 작)을 원작으로 하고,국내에 곧 개봉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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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짚의 방패(藁の楯, Shield of Straw, 2013)
연출: 미이케 다카시
각본: 하야시 타미오
원작: 키우치 카즈히로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기요마루 쿠니히데), 오사와 타카오(메카리 카즈키), 마츠시마 나나코(시라이와 아츠코)
장르: 액션, 서스펜스, 스릴러
제작국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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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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