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버린 (The Wolverine, 2013)
더 울버린 (The Wolverine, 2013)
– 울버린의 고생스런 일본 여행기
있으면 보는 시리즈에서 2011년에 개봉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후 앞으로, 뒤로 챙겨보는 시리즈가 된 ‘엑스맨’.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제외하고 그간의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던 울버린은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라는 스핀오프도 제작된 바 있다. <더 울버린>은 전편 격인 <엑스맨 탄생: 울버린>과는 연관성이 크지 않아, 비교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복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더 울버린>의 사연은 제2차 세계 대전 일본 나가사키로 거슬러 올라간다. 폭탄이 떨어지기 직전 일본군 야시다의 생명을 구한 울버린은 이후 자신의 능력과 힘을 세상으로부터 숨긴 채 산속에서 생활한다. 의도하지 않게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노출하게 되는 울버린은, 그를 찾아 다니던 야시다가 보낸 유키오에 의해 일본으로 오게 된다.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방문했지만, 야시다 저택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그의 죽음을 둘러싼 권력 싸움과 음모에 말려든다는 내용.
<더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라기보다 재패니메이션의 실사판 같다. 이전 울버린 시리즈와는 시기적으로 어긋나연결이 잘 되지도 않을뿐더러, 기존 엑스맨 시리즈와 연결하거나 이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평행 우주라는 설정으로 앞뒤가 딱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고, 기존 시리즈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리즈 안의 한편이라기보다 번외로 제작된 울버린의 고생스런 일본 여행기에 가깝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중간에 잠시 능력을 잃어총도, 화살도 맞고, 얻어맞는 울버린이 딱하고 그걸 연기한 휴 잭맨이 안타까웠지만, 그 와중에 연애도 하고 악의 무리도 물리치니 참으로 바쁘게도 뛰어다녔다. 액션이라면 봐줄 만했고, 지루해 못 참을 정도나 드라마도 아예 없진 않아서 아주 못 볼 수준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일본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데, 울버린과 합이 맞지 않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 한다. (<더 울버린>을 보며<엑스맨 탄생: 울버린>에 무리 없이 악역을 소화한 다니엘 헤니나, <레드 더 레전드>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소화해낸 이병헌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울버린과 엑스맨을 아끼는 팬의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는 메론 맛 아이스크림 ‘메로x’의 딸기 맛 같다. ‘딸기 맛이 나왔어?’ 라며 궁금증에 한 번쯤 사 먹어 보지만, 결국 ‘그래, 메로x는 역시 메론 맛이지’라며 주력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 주는 그런 제품. <더 울버린>을 보고 나면, <엑스맨 탄생: 울버린>은 물론이고, 기존 엑스맨 시리즈를 모두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리고 실제로 다시 보면 기존 시리즈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이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정말 명작 중 명작이라며 다시 엄지를 치켜들게 된다. 그런 역할이라면, 이 영화는 충실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만들기까지 공백이 길어 그냥 만들어 본 영화라면 그러려니 넘어가자. 다만, 다음 엑스맨은, 그리고 그 안의 울버린은, 정말 제대로 보여 줬으면 좋겠다!
***
제목: 더 울버린(The Wolverine, 2013)
연출: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각본: 마크 봄백(Mark Bomback), 스콧 프랭크(Scott Frank), 크리스 클레어몬트(Chris Claremont)
원작: 크리스토퍼 맥쿼리(Christopher McQuarrie), 프랭크 밀러(Frank Miller)
출연: 휴 잭맨(Hugh Jackman, 울버린), 사나다 히로유키(Hiroyuki Sanada, 야시다 신겐), 월 윤 리(Will Yun Lee, 하라다/실버 사무라이), 브라이언 티(Brian Tee, 모리 노부로), 후쿠시마 리라(Rila Fukushima, 유키오)
장르: 액션, SF
제작국가: 미국
촬영: 아이머 M. 모크리(Amir M. Mokri)
***
+ <퍼시픽 림>의 여파인가. 할리우드와 일본 영화 혹은 배우의 합이 잘 맞지 않는 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 시작.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 뭘 입어도 울버린은 결국 양복보단 허름한 러닝셔츠 차림(혹은 탈의)이 더 잘 어울린다는 건…좀 안타깝다.(ㅠ.ㅠ)
<짧은 감상>
나의 점수 : ★★★
‘메로x’의 딸기 맛 같은 영화. 엑스맨이나 울버린 시리즈라기보다 재패니메이션의 실사판과 울버린의 고생스런 일본 여행기에 가깝다. 액션만 본다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고 지루해 못 볼 정도는 아닌데, 남에게 추천하기 힘든 영화. (휴 잭맨 때문에 반 점 추가 ;ㅁ;)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본 포스팅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Copyright © FlyingN
@A Wonder Log·마음대로 날아간 그 발자취
(http://wonderxlog.flyingn.net/)
본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저작권은 © FlyingN (Flyingneko,나는고양이)에 있습니다. 블로그 내 모든 문구 및 내용, 이미지의 무단 도용 및 복제 사용을 금지합니다.
공감, 댓글, 링크, 추천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욱 편리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고, 무분별한 비방은 임의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