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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 때 (2016)

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 때 (2016)
– ‘나 다운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의 후일담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예스24 블로그 포스팅 링크: http://blog.yes24.com/document/8806785)

‘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 때’ 저자는 떠났다. 물론 저자의 여행은 훨씬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페루, 쿠바, 호주, 중국, 인도…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자신을 만났다.

많은 이들이 여행을 꿈꾼다. 나 역시 그렇다. 낯선 곳의 모험은 결국 나로 귀결됐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해 몸이 고달파졌다. 이내 가지고, 누리던 것을 돌아보고 감사한다. 낯선 환경, 돌발 상황에서 ‘나’라는 한 사람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본다. 일탈로 시작한 여행은 스스로를 발견하고, 인정하고, 포용하는 과정이 되었다.

저자의 여행도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이 책은 우리나라, 문화, 그간의 가치관, 습성이 실타래처럼 엉킨 자신을 온전하게 떼어 세우는 작업에 좀 더 중심이 실렸다. 그래서 여행기보다는 여행을 소재로 ‘자기 자신이 되자’라는 주제와 그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담은 에세이에 가깝다.

구어체로 서술된 글은 막힘 없이 읽힌다. 그러나 가볍게 활자로 보기 다소 거북한 비속어와 반말로 되려 거리감이 생긴다. 디지털과 종이 매체에 실린 활자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와 무게감이 다른 이유일 것이다.

책과 독자 간 인연이 있다면, 그만큼 타이밍도 중요하다. ‘여행 빙자 인생탐험 안내서’라 칭한 책을 나 역시 스스로와 인생을 두고 갈피를 좀처럼 못 잡던 시기에 접했다면 어땠을까. 가이드북을 따라 여행하던 시절 봤다면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었을까. 비슷한 고민과 과정을 거쳐가고 있는 나에게는 감흥이 덜했다.

저자의 글은 ‘나 다운 나’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서의 각박한 삶을 뒤로한 채 마주한 타국의 풍경은 한결 여유롭다. 매일 아침 무표정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야근과 회식으로 마무리되는 하루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떠나는 자유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군가 떠나는 그 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려는 이들의 노력도 있다. 언젠가부터 ‘공식적으로’ 불행한 나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단호한 말투와 표현 속에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300여 쪽 남짓 되는 책이 누적된 저자의 여행담을 담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에피소드의 양을 줄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았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동시에 흔히 접할 수 없는, 오랜 여행자의 입담은 일탈을 꿈꾸는 이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하다. 또한 인생에 정답은 없으며, 이 곳 다수가 믿는 ‘정도(正道)’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누구에게나 유효한 조언이다. 우리 모두에게 황금 부처가 있음을, ‘까칠한’ 단점은 어쩌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장점과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일 수 있다는 이야기 역시 와 닿았다.

두 발로 직접 떠난 여행도, 이 책과 같이 경험과 진솔한 생각이 담긴 책도 귀감이 될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저자가 대변한 많은 목소리의 주문대로, 더욱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과 질문을 멈추지 않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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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완벽이란 놈에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못 나갈 때
지은이: 김글리
출판: 메디치미디어(2016)
***


짧은 감상:

‘나 다운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의 후일담으로 이루어진 책은, 여행기보다는 여행을 소재로 자신에 대한 고민을 담은 에세이에 가깝다. 구어체로 쓰인 글은 읽기 부담 없다. 다소 불편한 지점도,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인생에 정답이 없음을, 우리 내면에 ‘황금 부처’가 있다는 조언은 모두에게 유효하다.

별점을 준다면:

내용 ★★★
편집/구성 ★★★☆

– 책 이미지 출처: 예스24

– 본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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