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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2005,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2005, 알랭 보통)>

보통의 연애 감정 설명서


알랭  보통의 책을 읽을  속도가  나지 않는다더러 눈에 걸리는 번역체 문장을 차치하고곱씹어볼 거리가 많다보통이 바라본 연애와 사랑이 유별나거나 특별한 구석이 있다기보다 정말 ‘보통 사람들 그것과 닮아 있다그래서인지 읽으며 나를 더하고 빼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우리는 사랑일까> 보통의 사랑 시리즈   권이다. <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 이야기였다면 책은 여자 주인공인 앨리스의 눈을 통해 바라본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담았다. ‘ 화자로 택하고 있는 <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비해, 3인칭으로 쓰여진  책은 앨리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등장 인물의 감정을 오간다.

 

주인공 앨리스는 혼자다극적인 사랑을 꿈꾸고 갈구하던 앨리스는 파티에서 우연히 에릭을 만난다에릭은 앨리스에 비해 가진 것이 (아보이)당당하고 자신감에 넘친다앨리스는 그런 에릭을 ‘종교처럼 믿고자신을 불행으로부터 보호하던 방어기제들은 자기패배적인 생각으로 바뀌며 자신을 낮추거나 감춘다시간이 지날수록 자기답지 못한 모습에 답답함을에릭에게서 지극히 ‘인간다운 면모를 발견하며 실망한다 다른 우연으로 필립과 만나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내며 해방감을 느끼면서 자신과 에릭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그리고 예측 가능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만남과 헤어짐의 익숙한 과정을 거치는 등장 인물들에는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인정하기 싫지만 공감할  밖에 없는 면이 있다에릭을 만나기  모든 것에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던 앨리스가 예상할  없는 상대의 행동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모습자신을  사랑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과 자기 비하패배감과 우울결국 맞지 않는 옷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 했다는 판단과 헤어짐의 선언…  속에서 보통은 철학자적인 기지를 발휘해 예술과 문화철학에 평범한 감정들을 빗대어 설명한다예측 불가능한 에릭을 대하는 앨리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파블로프의  실험을 인용해 설명하거나도널드 위니캇의 영상의 영속성과 정신적 외상과의 관계신에 대한 사랑과 종교자연주의와 이성적 접근   다양한 관점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평범한 연인 관계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나의 지금 혹은 예전을 대입하며 감정의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드디어 설명된 지난 감정을 이해하며 무릎을  치기도과거의 실수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혹은 화가 나기도 범인의 범주에 벗어나지 않은 스스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연애 감정의 친절한 설명서 같은  책에 아쉬운 점이라면연애라는 주제 때문인지 살아가며 겪게 되는 많은 것들이 연애 혹은 사랑에 한정되어 풀이된다는 것과 중반 이후 간섭에 가까운 전지적인 작가의 생각 풀이 정도연애와 사랑이 좋든 싫든 감정과 생각을 풍부하게 한다는 것은 지구 반대편이나  곳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보통의 소설처럼그럼에도  다시 사랑을 찾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본능을 따라마음의 계절에도 봄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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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우리는 사랑일까(The Romantic Movement)

지은이알랭  보통(Alain de Botton)

옮긴이공경희

출판은행나무(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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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감정을 두고도 이렇게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접목시킬  있다는 것에 놀랍다새롭지 않은 여러 가지를 다양한 조합으로 새롭게 만들어 내는 그래서  책은 평범한 연애를 다루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많이 읽고생각하고쓰는  밖에!

 

++ 런던은 봐주는 눈이 별로 없었기에예술가들이 붓과 카메라를 휘둘러 보여주는 다른 도시들처럼 빛날 수가 없었다런던에는 로마나 뉴욕프라하의 묘한 분위기가 부족했다앞서  누군가가 발견하고그의 감각을 통해 걸러진 감각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이 없었다앨리스는 현대적인 대도시의 고독을 깨고무섭도록 형체도 없고이름도 없는 군중들의 흩어진 인식을 공통의 상으로 결합해낸위대한 영화감독들을 생각했다. (p.34)

 

++ 앨리스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아무 기대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비관적인 생각과 예상되는 실패를 피하고자 하는 희망의 관계는 악명이 높다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매사가 어긋날 거라는 생각에 계속 집착하면결국 일이 제대로 풀렸다. (p.52)

 

++ …하지만 종이 울리고 나서 때로는 먹이가 나오고 때로는  나오는 식으로 불규칙하게 진행되면개는 이제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없게 되고음식과  접시의 연관성을 파악할  없어 혼란에 빠진다종소리가 때로는 이것을 의미하다가 때로는 다른 것을 의미하면 [ 예상했던 것과 반대로 되지만개는 천천히 광견 상태에 빠져들었다. (p.156)

 

++ 당신은  많이 사랑하지 않아라는 억압된 두려움과 내가 말도 안되는 걱정으로 당신을 괴롭히면 안되는데라는 타고난 심리적 규범이 폭발적으로 뒤섞여 상호 작용하는 것이 애인의 편집증을 낳는 마법이다. (p.168)

 

++ 누구와 사귈 사람만 달랑  수가 없다 –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문화가 따라오고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관습이 따라온다특정한 지역성이라고   있는 요소도 함께 온다이러한 성향은 민족성으로만 만들어지는  아니라계층과 지역과 집안의 특성이 뒤섞여 구성된다본인은  무의식적인 요소들의 집합을 정상 상태로 여긴다. (p.292)

 

++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빌리면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밖에 없다 – 그들이 우리의 농담을 이해하면 우리는 재미난 사람이 되고그들의 지성에 의해 우리는 지성 있는 사람이 된다그들의 너그러움이 우리를 너그럽게 하고그들의 모순이 우리를 모순되게 한다개성이란 읽는 이와 쓰는  양쪽이다 필요한 언어와 같다일곱  아이에게 셰익스피어 작품은 말도  되는 허섭스레기이며만약 그의 작품이 일곱  아이들에게만 읽힌다면 셰익스피어는  아이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평가 받을  밖에 없다 – 마찬가지로 앨리스의 가능성도 애인이 공감해주는 한도에서만 뻗어나갈  있다.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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