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검은 사제들 (The Priests, 2015)

검은 사제들(The Priests, 2015)

한국판엑소시스트‘- 힘의 균형과 새로운 장르적 가능성



극장 안이 가득 찼다. 강동원과 김윤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다. 그간 듬성듬성 앉아 스크린 속 공포와 싸워야 했던 경험과는 사뭇 다르다. 공포물을 즐겨 보거나 ‘엑소시스트’를 아는 이보다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을 보러 온 쪽이 더 많을 것 같다.

그럼에도 노골적으로 레골라스에 대한 애정을 표한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과는 다르게, 강동원이라는 배우에 의도적인 힘을 싣지 않는다. 사제보다는 껄렁한 아저씨 같았던 김윤식도, <엑소시스트>의 그 소녀를 능가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김소담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저명한 조연 배우들까지 더해 별들의 전쟁이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카톨릭 교회가 몇 세기에 걸쳐 비밀리에 추적해온 악마로부터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한 두 사제의 이야기다. 뿌리 깊은 종교와 오랜 역사로부터 마귀를 내쫓는다는 ‘구마(驅魔)’를 지금 한국으로 가져왔다. 성당의 예식과 교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자칫 종교색이 짙어 질 수 있는 부분에서 힘을 뺐다. 불편한 메시지를 드러내는 대신 영신과 김신부, 최부제의 과거로부터 드라마를 만들어 감정적 요소를 가미한다. 악마에 맞선 사제 콤비의 활극은 역동적이지만 불쾌하지 않다.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으로 옮기며 대중의 입맛에 맞춰 조리한 느낌이 강하다. 배우와 소재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며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연출력에 집중해 영화의 오락적 재미를 만들어 낸다. 호러보다는 추격에 무게를 실어 악마라는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로서의 재미도 있다. 대신 빛과 어둠의 양면성이나 악의 본질, 신을 믿으며 미신과 싸워 왔다는 교회의 ‘이성’과 같이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는 잠깐씩 비치는 뉴스나 김신부의 웅얼거림으로 스쳐 지나간다. 평생을 괴롭히던 트라우마는 싱겁게 극복된다.

과거로부터 줄곧 도망치던 최부제는 김신부에게 돌아온다. 홀로 맞서온 김신부는 파트너를 얻었다. 이 둘은 악과의 대결에서 거둔 승리를 자축하는 대신 비장한 각오를 다진다. 덕분에 영화의 마지막은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 같다. <검은 사제들>의 ‘엑소시즘’이라는 장르적 시도가 정체된 우리 공포 스릴러물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거기다 주연 배우와 연출력의 결합이 의미 있는 흥행으로, 시리즈로 이어진다면, 메말랐던 영화 시리즈 물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지도 모르겠다. 두 사제가 하나의 악귀만 쫓고 물러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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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검은 사제들(The Priests, 2015)
연출/각본: 장재현
출연: 김윤석(김신부), 강동원(최부제), 박소담(영신), 김의성(학장신부), 손종학(몬시뇰), 이호재(정신부), 남일우(수도원장), 김병옥(박교수)
장르: 미스터리, 드라마
제작국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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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의 공포 외에는 드라마가 남았던 이유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음향의 영향도 컸다. 여느 공포 영화의 신경 거슬리는 음향 효과보다 시각 효과를 활용하고, 장엄한 배경 음악으로 채워서인 것 같다.

+ “짐승은 자신보다 작고 약한 놈을 공격한다. 악마가 우리를 짐승과 다를 바 없다고 폄하하는 이유다. 스스로를 작게 만들면 악이 그 틈으로 공격한다. 사실 인간은 그보다 크고 강한 존재다.” – 대사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김신부가 최부제의 트라우마를 두고 이런 이야기를 한다. 덤덤한 어조로 짧게 이야기한 덕에 감정이 넘치지 않았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믿음이 느껴진다.

+ 김신부와 최부제는 선생과 제자보다는 선후배, 동료의 느낌이 강하다.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보다 각자의 장점이 서로를 보완해주는 느낌이다.

**별점을 주자면: 8.0/10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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