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dy (2006)
Candy (2006)
– 천국과 지옥 사이, 그리고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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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닐 암필드(Neil Armfield)
- 출연: 히스 레저(Heath Ledger / 댄), 애비 코니쉬(Abbie Cornish / 캔디)
- 장르: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제작국가: 오스트레일리아
- 원작: Luke Davies [Candy: A Novel of Love and Addiction]
누구나 천국을 꿈꾸며 산다. 천국이라는 곳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찰나에 지나지 않을 그 순간을 맛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기도 한다.
Heaven –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순간의 천국
댄은 캔디를, 캔디는 댄을 통해 천국을 맛본다. 순간의 쾌락을 함께하며 현실의 고통을 모두 잊고, 약에 취해, 사랑에 취해 뱅글뱅글 도는 놀이기구 안에서 그들이 돌고 있는 것인지, 그들만 돌지 않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그렇게 천국을 맛본다.
Earth – 지옥과 천국의 사이
약에서 깨어나면 현실을 직시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돈이 없으면 약을 살 수 없다. 그들은 천국의 쾌락에 젖어 지옥 같은 현실과 사회, 윤리와 도덕, 수치심을 잊는다. 천국을 동경하며 자신들이 지옥 끝까지 떨어지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한 채.
그러던 그들에게 책임이 생긴다. 뱃속의 아이를 위해 쾌락을 저버리고자 발버둥친다. 꿈도 희망도 없이 뱅글거리기만 했던 그들의 삶에도 현실적인 목표가 생긴다.
그러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약에 찌들려 살던 그들에게는 약 없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아기는 죽고, 현실 안착에 실패한다.
Hell – 돌아갈 수 없는 천국
댄은 노력한다. 그들이 향하고 있는 곳이 천국이 아니라 지옥임을 깨닫고, 변화를 시도한다. 캔디도 지옥을 감지하지만 끝까지 외면한다. 그리고 무너진다.
Promise me you will stop before me
발작을 일으킨 캔디, 죽어버린 캐스퍼, 사라진 셔먼. 댄은 약을 끊고 캔디를 기다린다.
That was it….. I couldn’t think, I couldn’t breathe. I was waiting for her to come back.
Because she was everything to me.
그녀가 눈부신 모습으로 걸어오고, 그렇게 기다리던 재회를 하지만 댄은 캔디를 떠나 보낸다.
“It’s not coming back. If you give it a breath, I think it’s good to remember, just how thin it is…”
모든 것을 걸 정도로 믿었던 서로의 사랑이지만, 순간의 쾌락에 지나지 않았음을, 서로가 함께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천국에 대한 동경, 그리고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
모두가 꿈을 꾼다. 달콤한 꿈에 취해 그 시간만큼은 현실을 잊는다. 마약에 취한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누구나 꿈을 꾸고 천국을 동경하고 현실을 벗어난 찰나의 쾌락을 잊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현실과 지옥의 중간 지점에서 천국을 저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여 그곳에 안착할 것인지, 천국을 버리지 못하고 현실로부터 도망치며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느냐의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영화 속 댄은 캔디보다 현실을 조금 더 빨리 받아들이고, 캔디는 무너지는 천국과 마주친 지옥의 틈에서 미쳐버리고 만다. 그녀는 자신이, 아마도, 유일한 숨쉴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그와 몽환의 세계에 지어 올린 그들의 성에 균열이 생기고 결국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보는 내내 최근에 본 [레퀴엠]이라는 영화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점이라면 [레퀴엠]의 그들은 끝까지 ‘천국’을 저버리지 못하고 벼랑 끝에서 떨어져버렸다는 것. 그러나 여러 번 되감아 보다 보니 같은 꿈을 노래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연인들의 이야기인 [원스]도 함께 떠올랐다.
함께 하면 꿈을 꾸는 것 같은 사람이 있다. 약에 취하든 취하지 않든, 함께 있으면 눈앞의 현실이 달콤한 세상으로 보이고 함께라면 어떤 일도 가능할 것 같은 사람.
그러나 영원히 꿈만 꾸고 살 수 없다는 인간의 숙명에서인지 영화든, 현실이든 이들의 끝은 대부분 이별인 것 같다. [원스]의 그들도 결국 꿈 같은 시간을 뒤로한 채 현실로 돌아오지 않았던가.
우리는 그렇게 천국을 동경하면서도 지옥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둥대야 하는 걸까? 함께 할 수 없는 사람과 나누었던 순간을 그리워하며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
답답하고 먹먹해지면서도, 어쩌면 차디찬 현실 속에서 달콤한 순간의 기억이라도 가질 수 있는 것이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히스 레저의 죽음이 아니더라도, 마약 중독자를, 그리고 캔디를 사랑하는 댄을 연기한 그의 모습에 또 한번 감탄. 그리고 밀려오는 아쉬움. 특히 마지막 장면의 그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마지막 장면과 묘하게 겹쳐졌다.
+. 영화는 Heaven, Ground, Hell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작이 있긴 하지만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한다. 애초에 루크 데이비스는 히스 레저의 캐스팅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말고 이 역할을 이렇게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루크 데이비스는 댄과 캔디에게 공짜 우유를 주는 점원 역으로 잠시 출연.
+. 캔디 역할의 애비 코니쉬(Abbie Cornish)는 정말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낯익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Somersault]의 주인공이었다. 그녀 역시 히스 레저 만큼이나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 R.I.P. Heath.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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