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3 (Transformers : Dark of the Moon, 2011)
트랜스포머 3 (Transformers : Dark of the Moon, 2011)
– It is time to say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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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늘 아쉽다. 2007년 여름, ‘애들이나 보는 로봇 영화’라고 생각하며 들어선 극장 문을 두 엄지를 치켜들며’awesome’을 외치며 나왔던 <트랜스포머(Transformers)>의 어쩌면, 최소한 당분간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2편을 기다리던 그 때의 설렘과 기대보다는 아쉬움으로 가득 찼다.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진영의 싸움이 인간의 싸움으로 번진다. 지구와 인류를 지키기 위한 히어로들이 늘 그렇듯 거듭되는 배신
속에서의 끝까지 싸울 것이냐, 무너진 신념을 뒤로 한 채 사라질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 선다. <트랜스포머>의 오토봇들은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오히려 이런 진지한 고민을 짧고 간단하게 하고 전투에 더욱 매진하는 것 같다.
인류의 달 착륙이라는 소재를 영화로 끌어온 <트랜스포머 3>는 여전히 우주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이전 편보다 오히려 이야기나 무대의 규모는 줄어든 것 같다. ‘사이버트론’의 재건을 위한 요새가 시카고이고 모든 무대의 배경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지난 편부터 특히 불편하다고 생각해온 ‘어째서 인류를 구하는 것은 미국인가’에 대한 질문은 이번 편에서 오히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건 전 인류가 아닌 미국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전작에서는 미군의 군사력, 특히 신식 무기와 기술을 홍보하려고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번에는 일반 기업들의 PPL도 눈에 띄게 늘어 영화의 흐름과 장면 장면이 따로 노는 부분이 썩 편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이나 소재를 떠나, 로봇 액션 CG의 집대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트랜스포머 3>의 화면들은 화려하다. 정교한 로봇의 변신 장면이나 액션들을 생각하면 큰 화면과 괜찮은 음향이 갖추어진 극장에서 볼 만하다. 그러나 과연 3D로 감상할 필요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오히려 작년 여름 IMAX 영화관에서만 4회를 넘게 관람한 <레지던트 이블4>가 3D 기술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실험하고, 또 잘 담아낸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 때도 느꼈지만, 칼과 같은 무기로 보여주는 근접전보다는 거리감을 줄 수 있는 총격 장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보다는 느리거나 멈춘 장면에서 입체 효과는 더욱 잘 표현된다. 3D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소 떨어지는 박진감을 음향으로 보완하던 <레지던트 이블 4>와는 달리 <트랜스포머 3>는 ‘3D’라서가 아니라 ‘IMAX’여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장면 장면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메간 폭스의 부재, 그녀의 빈자리에 대한 아쉬움이 사실 가장 컸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간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주인공은 오토봇과 디셉티콘이지, 샘이나 특히 미카엘라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다.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임해서 그런지 지난 두 편의 시리즈에서 보여준 미카엘라의 활약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칼리라는 영화상에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역할을 맡은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아찔한 하이힐로 도시를 뛰어다닐 때, 오히려 하체를 잃은 범블비를 뒤에 매달고 샘을 위해 견인차를 후진으로 운전하던 미카엘라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사실 그립기까지 했다). 돌아보면 샘이 목숨을 걸고 옵티머스 프라임을 살리려고 뛰어들 때, 눈을 뜬 샘 앞에 나타난 미카엘라의 모습은, 솔직히 아름다웠다. 여태 로봇 액션과 십대들의 (cheesy) 로맨스를 잘 버무려온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마지막은, 몰입할 수 없는 감정선과 장면들로 오히려 영화를 산만하게 만든 것 같다.
<트랜스포머 1>,<트랜스포머 2>에서의 미카엘라
또 한번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마지막으로서 <트랜스포머 3>는 적당한 선에서 잘 마무리했다. 샘을 연기한 샤이어 라보프가 ‘할 만큼 다 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전작들의 캐릭터들을 끝까지 잘 끌어오며 발전해가는 로봇 액션을 정교하고 화려하게 담아낸 <트랜스포머 3>는 다들 할 만큼 해준 것 같다. 더 이상 어리지 않은 ‘샘’이나 다른 캐릭터들은 나이를 먹지 않는 오토봇, 디셉티콘들과 도시를 날고 뛰며 나오지는 못할 것 같다. 아쉽지만 나오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많은 애정을 가지고 지켜본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1분 1초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에 더 안절부절못하면서 지켜보고,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이제는 내가 사랑한 영화 <트랜스포머>를 영화의 결말처럼 ‘사랑’으로 놓아줄 때가 온 것 같다. Linkin Park 의 <Iridescent>의 가사처럼.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다른 마음으로 맞이하겠지.
Goodbye, Transformers. 울고 웃고 환호하던 지난 5년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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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마이클 베이(Michael Bay)
출연: 샤이어 라포프(Shia LaBeouf, 샘 윗위키), 로지 헌팅턴 휘틀리(Rosie Huntington-Whiteley, 칼리), 조쉬 더하엘(Josh Duhamel, Lt. 코널 윌리엄 레녹스), 패트릭 뎀시(Patrick Dempsey, 딜런), 존 말코비치(John Malkovich, 브루스), 프란시스맥도맨드(Frances McDormand, 샤롯 미어링), 존 터루로(John Turturro, 시몬스)
장르: 액션, 모험, SF
제작국가: 미국
각본: 에런 크러거 (Ehren Kruger)
촬영: 아미어 M. 모크리 (Amir M. Mok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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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영상에 더해 Linkin Park을 비롯하여 Goo Goo Dolls, Paramore, My Chemical Romance와 같은 쟁쟁한 뮤지션의 음악. 엔딩 크레딧에서 Paramore의 목소리에 잠시 <트와일라잇> 생각이 나기도.
+. <그레이 아나토미>의 ‘맥드리미’가 인간 디셉티콘이라니.
+. 범블비의 귀여움은 마지막까지.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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