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호스 (War Horse, 2011)
워 호스 (War Horse, 2011)
– 거장이 전하는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작을 본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아, <틴틴: 유니콘 호의 비밀>이 있었구나. 필모를 보며 새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스필버그 연출작을 보면서 자랐는지 생각해본다. 스필버그라고 알고 본 작품보다 모르고 본 작품이 훨씬 많다. 실제 필모에서는 그렇게 두드러지는 비중을 차지하지 않음에도, 가족과 가족 같은 친구에 대한 그의 영화는 늘 선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는, 왜곡된 기억이 있다.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E.T.>의 영향일까.
<워 호스> 그러니까 ‘군마’라는 영화의 제목에 걸맞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말(馬)이다. 적군과 아군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전쟁터를 옮겨 다니며 결국 자신을 키워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영화는 사람의 출생이 아니라 주인공말 ‘조이’의 탄생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가 살아남는 과정에 참 많은 선의와 따뜻함을 만난다. 그를 믿고 두 눈을 보고 격려하고 곁을 지킨 알버트를 시작으로 그를 스쳐간 여러 사람들은 사람과 동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 그들을 통해 구출되거나 목숨을 건진다.
사실, 어느 시공간보다 잔인한 전쟁터에서 마주한 따뜻함만큼 역설적이고 모순되는 것이 또 있을까. ‘조이’가 다시 ‘조이’라는 이름을 되찾기까지 많은 피가 흐르고 생명의 불이 꺼졌다. 대치 상황에서 철조망에 걸린 ‘조이’를 구하고자 목숨을 걸고 뛰어든 두 군인이 협동해서 철조망을 제거하고, 그들을 응원하며 등 뒤로 커터를 던지는 사람들. 비록 해가 뜨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겠지만, 그들은 심장이 따뜻하게 뛰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말(馬)이 주인공인 영화이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전장을 옮겨 다니며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남는 말을 통해 오히려 인간의 선함이 강조된다. 어설프게 전우애나 인간애를 들먹이는 것보다 이 편이 더 영리하고 설득력 있다. 진부할 수 있고, 뻔한 감동과 결말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영화 내내 마음 졸이고 가슴을 쓸었다. ‘조이’를 타고 기뻐했던 손녀를 위해 경매에 달려온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전쟁의 비극을 감추거나 왜곡하지 않으면서, 어쩌면 조금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우리 속의 선함을 울리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서 그는 거장이라 부르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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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워 호스(War Horse, 2011)
연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각본: 리 홀(Lee Hall), 리처드 커티스(Richard Curtis) / 원작: 마이클 모퍼고(Michael Morpurgo)
출연: 제레미 어바인(Jeremy Irvine, 알버트),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 스튜어트),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니콜스)
장르: 전쟁, 드라마
제작국가: 미국, 인도
촬영: 야누스 카민스키(Janusz Kaminski)
음악: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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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 셜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오는데,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봐야 하나(;;) (사진을 올려 놓고도 영화에서 본 기억이 잘;;).
+ 요즘 영화를 보다 보면 동물들의 연기에 감탄하곤 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말의 연기에 놀랐다.
<라이프로그>
워 호스
제레미 어바인,피터 뮬란,에밀리 왓슨 / 스티븐 스필버그
나의 점수 : ★★★★
– 말(馬)이 주인공인 영화이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전장을 옮겨 다니며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남는 말을 통해 오히려 인간의 선함이 강조된다. 어설프게 전우애나 인간애를 들먹이는 것보다 이 편이 더 영리하고 설득력 있다. 전쟁의 비극을 감추거나 왜곡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선한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서 그는 거장이라 부르는가 보다.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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