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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2018)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2018)
– 선택과 책임, 매 순간의 삶과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유로운 그녀들

* 이 포스팅은 더 퀘스트의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서평단으로 선정,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개별성이 세계 어느 곳보다 존중되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여성을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로 일축하는 건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우리는 장님 코끼리 만지듯 산다. 무언가를 접하고 경험해도 일부분일 뿐 전체라고 할 수 없다. 설사 모든 경우의 수를 살펴보았다고 해도 어떤 경향성을 도출해낼 때는 개별 표본이 동일하지 않는 이상 소수의 개별이 생략된다. 다행히 ‘프랑스 여자’의 경향성보다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는 부분에 구미가 당겨 책장을 펼쳤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되뇌면서도 스스로를 옮아 매는 관성에 자극이 필요했다.

저자가 프랑스에서 만난 여성들이 등장한다. 매일 아침 단장하는 90세 마담, 자신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인, 가족을 잃고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가 활기를 되찾은 아파트 관리인, 독서 여행을 떠나는 친구 등. 자신이 원하는 것에 당당한 그녀들의 공통 분모는 책임이다. 선택에 따르는 많은 것들 –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감내하겠다는 각오는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지금을 집중할 수 있는 힘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자유를 선사한다.

50대에 남편과 사별한 지네트가 80세가 넘어 새로운 사랑을 찾은 건 매 순간 온전히 스스로를 위한 선택의 결과였다. ‘그 나이에 새삼’이라는 족쇄는 비단 저자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닐 거다. 때로는 불륜에도 뛰어드는 자유로운 사랑의 경계가 불편할 수는 있지만, 나이와 직업보다는 취미와 관심사로 대화를 시작하는 관계에서 추구하는 것이 나열된 스펙을 비교하는 만남과는 다른 종류임에는 틀림없다.

제목과 몇몇 자기선언적 문구가 주는 불편함을 덜고 읽으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칭찬에 겸연쩍어 하는 대신 고맙다는 말을, 스스로를 소중히 하면서 남을 위해 자신을 폄하하지 않는 당당함을, 이미 벌어진 일에는 태연하게 미소를 보내며 자신을 위해 비싼 꽃 한 송이를 선물할 수 있는 이들. 이름 뒤에 괄호와 함께 꼬리표처럼 붙는 나이에서 벗어나 나의 삶을 산다는 의미를 되묻는다.

엉뚱하고 특이하다, 무난하지 않다는 건 칭찬이다. 이토록 평범한 이야기를 너무도 쉽게 잊은 채 타인의 시선에 빈번하게 휘둘린다. 홀로 길을 나설 때마다, 무언가를 결정하려 할 때마다 쏟아지는 질문과 간섭들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원동력은 결국 자신과 삶에 대한 긍정과 사랑에서 비롯된다. 그녀들의 말과 행동, 손짓과 눈빛이 이를 전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미술관을 가봐야겠다. 비가 온다고 특별히 우울해지지는 않지만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 책 이미지 출처: 길벗 이지:톡

– 본 포스팅은 더 퀘스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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