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크레이지 하트(Crazy Heart, 2009)

크레이지 하트(Crazy Heart, 2009)
– What made your crazy heart beat again?


감독: 스콧 쿠버(Scott Cooper)
출연: 제프 브리지스 (Jeffrey Leon Bridges, 배드 블레이크), 매기 질렌홀(Maggie Gyllenhaal, 진 크래드독),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 웨인), 콜린 파렐(Colin Farrell, 토미 스윗)
장르: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제작국가: 미국

우연히 조금씩 보게 된 이번 오스카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제프 브리지스. 사실 제프 브리지스도 [크레이지 하트]도 처음 들어본 것이라 고개를 갸우뚱 했었다가, 제프 브리지스의 경우 내 나이보다 긴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걸 알고는 조금 (많이) 놀랐다. (아이언맨에도 출연했다는 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렇게 우연히 보게 된 [크레이지 하트]는 음악과 함께 울림이 컸던 영화.


[크레이지 하트]의 포스터를 멀리서만 봐서 처음에는 [브레이브 하트] 같은 영화인 것 같아 보지 않았더랬다

컨트리 음악계의 노장인 배드 블레이드는 이제 전국을 떠돌며 호텔이나 바에서 공연을 하는 신세이다. 한 때 열정을 담았던 노래에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노래를 부르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술과 담배에 지독하게도 찌들려 산다. 자신이 가르친 토미가 승승장구할 때, 그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여기자 진을 만난다. 인터뷰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노래를 위해 잊고 살았던 많은 것을 그녀에게서 하나씩 찾게 된다. 그러나 그는 술 때문에 진이 가장 우려했던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그녀를 잃는다.

그러나 사랑이 떠나간 자리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는 연륜이 묻어난다. 자신이 변하지 않고는 어떤 것도 변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술을 끊고 기타를 잡는다. 심지어 술을 끊기 위한 그의 태도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영원히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다소 허황된 목표를 잡지 않는다. 그저 ‘One day at a time!(오늘 하루만 버티자!)’을 외치며 또 다른 하루를 맨정신으로 버텨낸다.

술을 끊어도 사랑을 노래해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그는 계속 노래한다. 돌아올 수 없는 그녀를 마주하고도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식으로 매달리지 않는다. 그저 지긋한 눈빛으로 그녀의 미래를 축복해준다. 인생의 많은 것을 경험한 그도 그녀를 통해 또 한번 연륜을 쌓아나간다.


웃음 속에 묻어나는 연륜.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이상적이다.
나도 저 나이쯤엔 그와 그녀처럼 대처할 수 있을까?

60세가 다 되어 가는 남자가 한 젊은 여자를 만나서 사랑을 나눈다. 처음에는 부녀지간 같던 그들의 사랑을 납득할 수 없었다. 단지 욕망이 만나 하룻밤의 관계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진심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나이나 외모, 직업과 같은 지금의 우리가 상대를 바라보는 기준들은 그들에게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순간의 이끌림을 진솔하게 대했다. 지금이 아니면 사라질 순간을.

지금을 놓쳐버린 그는, 너무 많은 고민을 하며 한걸음 내딛기 주저하는 나에게 인생은 순간이라고 노래한다. 돌아오지 않을, 단 한번 뿐인 순간을 놓치지 말라고. 그리고 진심을 다한 순간이 지나면, 그들에 미련도 기억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렇게 흘려 보내라고.

일기일회라는 말은 대학 시절 나의 좌우명이었다. 물론 지금도 변함없이 그렇지만, 많은 것으로부터 지쳤다는 핑계로 모른 척하고 살았다. 언제부턴가 순간과 순간의 진심을 마주하기를 두려워했던 것 같다.

지금의 사는 열정이 그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한 것처럼,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수 있길. 그리고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 듯 의연하게 열정이 떠난 자리를 마주할 수 있길.

Pick up your crazy heart and give it one more try.

+. 그가 술병을 들 때 극장 안까지 술냄새가 풍겨오는 것 같은 느낌. 연기가 아니라 실제를 보여준 것 같은 연기.

+. 콜린 파렐의 출연도, 노래도 놀라웠다.


+. “One day at a time!” 웨인과 같은, 전적으로 자신의 편인 친구가 지금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힘이 된다.



[크레이지 하트]의 포스터를 멀리서만 봤을 때는 [브레이브 하트] 같은 영화인 줄 알았다.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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