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Milk, 2008)
밀크(Milk, 2008)
–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던 영화, 그리고 짤막한 생각들
- 감독: 구스 반 산트(Gus Van Sant)
- 출 연: 숀 펜(Sean Penn, 하비 밀크), 에밀 허쉬(Emile Hirsch, 클리브 존스), 조쉬 브롤린(Josh Brolin, 댄 화 이트), 제임스 프랑코(James Franco, 스캇 스미스), 디에고 루나(Diego Luna, 잭 리라), 알리슨 필(Alison Pill, 앤 크로넨버그)
- 장르:드라마
- 제작국가: 미국
1.
실화를 원작으로 하 는 영화들은 이 미 입증된 이 야기로 적당한 감 동을 보장한다는 점과 동시에 실 화이기에 가질 수 없는 한계들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보지 않으려고 했다.
[밀크] 역시 여전히 논쟁 중에 있는 게이 인권 운동의 선구자였던 하비 밀크라는 실존 인물의 죽기 전 8여 년 간에 대해 다루고 있다.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인물이라 활용할 수 있는 자료이나 실존 인물들이 살아 있기도 해서 그런지 영화보다는 영화 같은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고 나온 것 같다.
2.
예전부터 왜 샌프란시스코가 게이, 레즈비언의 인구가 가장 많은 곳(1,2위를 다툰다고 했던 것 같은데)인지 궁금했었다. 하비와 스캇이 자유를 찾아 떠나간 그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였고, 카스트로 거리였다.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기 전에 이 영화를 봤었더라면, 혹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한 번쯤 들러봤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언젠가 영화에 나온 곳들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 왔다. 삼국지에 심취해있을 때는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지역들을 돌며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너무 방대한데다 중국어의 장벽에 일단 보류 중이고, [트랜스포머] 때문에 이집트와 호주(이건 범블비 때문)로 날아갈 뻔 했다. (;;;)
샌프란시스코 여행 중 본 영화가 [조디악]이었는데, 보고 난 다음날 그 거리를 걷는 그 짜릿함이란.
3.
게이 운동이 단순히 게이들만의 이익을 대변한 것이 아니었다. 게이라는 집단을 통해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있던 소수 계층을 대변하려고 했다. 물론 그가 게이들을 권익 신장을 위해 그러한 소수 계층을 이용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한 사람의 게이로서, 기독교적 인간관이 팽배했던 당시의 사회에서 생존과 변화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죽는 날까지 편견에 맞섰다는 것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4.
영화는 하비 밀크를 너무 미화하지 않았고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하비의 인간적인 모습과 정치적인 모습을 적절하게 섞어 보여주면서 극단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묘사가 좋았다. 특히 폭동 진압이나 댄 화이트와의 밀고 당기기와 같은 사건을 통해 하비가 그저 착한 사람이 아닌 다분히 정치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필름의 색이나 구도, 편집 방식을 활용하고 사진이나 인터뷰 장면을 섞은 것 이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을 주는데 일조한 것 같다. 중간 중간 팝 아트 같은 장면들도 독특했다.
5.
무엇보다도 영화를 이끈 건 숀 펜의 연기였다. 한 사람을 연기했다는 느낌보다, 2시간 동안 한 사람이 되어버린 그에게 어떠한 상이 주어졌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숀 펜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까지도 맡은 인물들을 충실하게 소화해 냈다.
6.
콧등을 짠하게 했던 장면은 아무래도 마지막의 촛불 행렬.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스캇과의 마지막 통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가 생각나서 더 짠했던 것 같다.
7.
“I know you can’t live on hope alone but without hope life is not worth living. So you and you and you, you’ve got to give them hope.”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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