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친정엄마 (2010)

친정엄마 (2010)
– 엄마라는 짠한 그 두 글자

  • 감독: 유성엽
  • 출연: 김해숙(친정엄마), 박진희(딸, 고지숙)
  • 장르: 드라마
  • 제작국가: 한국
  • 공식 사이트: http://mom2010.co.kr/
  • 원작: 고혜정


엄마라는 두 글자가 가지는 힘은 대단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새 눈시울을 붉힐 수 있게 하는 위대한 힘이 있다.

[친정 엄마] 라기에 결혼한 딸과 그런 딸을 둔 엄마 정도 되야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나의 우려를 뒤집고 상영 시간 내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

평범하기에 더 슬펐던 엄마와 딸

지숙은 정읍의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녀다. 야무지고 명랑한데다 어른스러운 구석도 있어 엄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산다. 아빠에게 맞고 사는 엄마지만, 딸만 보고 딸 때문에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그러던 지숙은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되고 그 곳에서 결혼해 가정을 꾸민다.

언뜻 보기에도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이다. 특별할 것이 없다. 그래서 더 슬프다.

어릴 적 시장에서 물건 값을 깎는 엄마가 창피하다며 앞질러 가기도 했고, 객지에 나와 사는 자식이 안쓰러워 이것저것 싸주는 엄마에게 짐 무겁게 뭘 이렇게 챙겨 넣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고, 자식 집에 놀러 오는 길에도 양손 가득 어릴 적 좋아하는 것들 한 가득 싸온 엄마에게 이런 것 다 여기서도 구할 수 있다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마치 내 이야기 마냥 순간 순간 내가 했던 어린 행동들이 스쳐 지나갔다. [친정엄마]의 매력은 일상 속의 우리를 표현함으로써 눈시울을 적신다.

부모님에 대한 향수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은 이런 평범한 이야기 속에 엄마와 딸, 아빠라는 한 가족을(물론 남동생도 있지만),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지 않게 그려냈다는 데 있다.

물론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엄마와 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중간 중간 아빠에 대한 그녀의 기억이나 그녀가 꾸린가정에 대한 이야기도 잘 버무려져 있다. 특히 아빠를 평생 싫어하는 줄 알았다는 그녀가 생각해낸 아빠는 그녀의 기억속에 공부하고 있는 그녀의 방에 황도 복숭아를 슬며시 놓고 가는 그의 쓸쓸한 뒷모습으로 남아있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는 자식으로서 알게 모르게 쌓여온 엄마를 비롯한 부모님에 대한 개개인의 기억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린다.

마음이 녹아있는 대사와 연기

엄마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아빠에게 맞고 사는 엄마가 속상한 딸이 이혼해버리라고 이야기하자 엄마는 “나 하나만 참으면 되지. 나 좋자고 그렇게 해 버리면 니가 고생한다”며, 그 와중에도 밥 못 먹은 딸을 위해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고구마를 건낸다. 딸을 객지로 보내는 엄마는 “딸은 떠나 보낼 자식이라 언제나 짠한데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억척스럽게 모아온 동전들을 가방 안에 챙겨주고, 서울로 올라오라는 자식들의 권유에도 “결혼한 여자가 속상할 때 갈 데가 없으면 서글프다”며 속상할 때 엄마한테 오라는 말과 함께 자식들을 돌려보낸다. 이러한 마음은 엄마와 딸만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라기 보다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면서 박진희의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도 김해숙의 연기가 관객을 웃겼다 울린다.  자식 밖에 모르는 순박한 엄마를 그녀가 아니었다면 어떤 사람이 해낼 수 있었을까? 너무 울어 눈물도 나지 않는, 텅 비어있는 그녀의 표정은 그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엄마를 소재로 한 영화는 늘 적당히 짠한 느낌이 있었고,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나라는 사람이 있기까지 그들이 흘려야 했을 눈물과 웃음을 생각하며, 앞으로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더 건강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책으로도, 뮤지컬로도 접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이야기들을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통해 음악과 잔잔한 풍경, 과도하지 않게 눈시울을 적시는 연기로 풀어낸 [친정엄마]는 엄마 뿐만 아니라,  가족이 모여 함께 보면 좋은 영화인 것 같다.

+. 이 영화를 보고 얼마나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느냐는 개인적인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

+. 신부님은 애가 없지.

+. 이 영화의 시사회 티켓을 제공해주신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님께 감사를.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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