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스크린의 기록영화

THK 1138 (1971)

[영화의전당-개관기념영화제] THK 1138 (1971)
조지 루카스의 첫 장편 영화


<스타워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 층을 만들어낸 조지 루카스의 첫 장편 영화인 <THX 1138>은 암호명 같은 제목만큼이나 실험적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구성원이 맨머리에 흰 옷을 입고 무표정하게 생활하는, 감옥을 연상시키는 이 곳은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로 이들의 생활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한다. 주로 감정을 억제하는 약의 투약 여부와 금지된 성적 행위나 표현에 대해 감시가 이루어지며, 지정된 일을 하고 지정된 파트너와 방을 쓴다. 주인공 THX 1138은 우연한 일탈 행위로 이성을 향한 감정을 느끼고 그녀와 함께 그 곳을 탈출하려 한다. <아일랜드>나 <이퀄리브리엄>과 같은 영화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1971년에 개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재 자체로도 꽤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의 특징은 이러한 소재 뿐만 아니라 SF에 있어 저예산 영화가 가지는 한계를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표현 기법을 통해 극복했다는 점이다. CG나 세련된 소품을 통한 배경의 디테일보다 숫자의 나열이나 감시카메라 화면 등과 같은 다소 모호한 느낌의 장면들과 사운드를 섞어 고도화된 통제와 미래 사회의 모습을 표현했다. 흑과 백, 빨간 색 등 색상의 대비와 단순한 디자인의 의상과 소품, 인테리어를 조합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잘 살린다. 거친 느낌의 편집 역시 어색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영화의 이러한 실험적인 면을 강조하는 데 한몫 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추격전에는 지금의 액션 영화처럼 비트가 강한 사운드와 화려한 연출의 조합이 아닌, 어찌 보면 꽤 단순한 구도의 장면들과 레이더 화면을 통해 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장면 연출과 더불어 질서 유지를 위해 투약 이외에도 종교와 방송이 동원된다는 설정도 인상적이다.

조지 루카스의 팬이라면 그의 후속 영화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으며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러한 실험적인 면 때문인지 사실 90분 정도의 길지 않은 상영 시간임에도 개인적으로는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꽤 있었다. 영화 초반에서 영화의 배경이나 소재가 단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장면의 반복과 하얀 색과 눈부신 조명의 조합은 눈의 피로도를 높였다.

그래도 이 영화나 지금의 영화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감정에 대한 믿음이 비슷해 반갑고 흥미로웠다. 예측하기 어려워 그로 야기될 혼란이 두렵기도 하지만, 결국 감정은 THX 1138 처럼 인간이 미지의 세계로 한걸음 내딛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감정보다 이성에 더 무게를 두는 요즘, 감정이 지나친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린 영화가 제작되어 상반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
제목: THX 1138(1971)
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출연: 로버트 듀발(Robert Duvall,THX), 도널드 프레즌스 (Donald Pleasence, SEN), 매기 맥오미 (Maggie McOmie,LUH)장르: SF, 드라마
제작국가: 미국
각본: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월터 머치(Walter Murch)
촬영: 데이빗 마이어스(David M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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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야기 하나: 이 작품은 조지 루카스가 학창 시절 만든 단편 영화에 기반을 두고 제작되었다. 영화 제목의 일부는 이 후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Cell block 1138’로 언급되기도 한다.

+. 영화제 이야기 하나: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12월 31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되는 ‘영화의전당 개관기념 영화제’에는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이 곳(http://www.durerau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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