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언더월드 4 (Underworld: Awakening, 2012)와 4DX 관람기

언더월드 4 (Underworld: Awakening, 2012)

그리고 4DX 관람기

사실 3D로 보는 것도 그리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다 4D라는 요상한 컨셉으로 일반 상영관의 (거의) 3배에 달하는 표 값을 받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봉일에 맞춰 보지 못한 게 죄라면 죄인지라, 뒤늦게 <언더월드 4>를 보겠다고 찾다 결국 들어간4DX관. 일단 의자의 생김새나 이것 저것이 예전 어느 놀이공원에서 타봤을 것 같은 놀이기구, 그러니까 ‘무슨 무슨 탐험’ 같은느낌. 발판이 있고 한 걸 보니 의자가 조금 움직일 것 같았다. 안전벨트가 없으니 과격하게 움직이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착석. 3D 안경은 여전히 귀 위쪽을 지그시 눌러서 아팠다.

영화 이야기

<언더월드 4>에 앞서 그간의 시리즈를 복습한 결과, <언더월드>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이어져서 라이칸, 사람 간의 얽히고설킨 갈등 관계가 주제이면서도 가족 혹은 가문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1편은 빅터와 셀린느 간의 군주-신하 그 이상의, 빅터가 셀린느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딸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2편에서는 뱀파이어나 라이칸이나 다 같은 사람의 후손에다 그 형제가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 3편은 빅터와 친딸, 그리고 그녀가 사랑한 라이칸 루시안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언더월드(2003)> 셀린느와 빅터


<언더월드 2 – 에볼루션(2006)> 아버지 코비너스


<언더월드 – 라이칸의 반란(2009) 빅터와 그의 딸 소냐

그런 맥락에서 이번 <언더월드 4:어웨이크닝>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본격 가족물로 바뀌어버린 것 같다. (3편은 프리퀄이었으니 넘어가고) 2편의 마이클과 셀린느는 4편의 서두에 소개된 인간들의 변종 말살 정책으로 쫓기다가 헤어지게 되고 셀린느가 눈을 떴을 때는 12년이 지나있었다는 설정. 뇌파와 시야가 연결된 누군가를 찾아가니 마이클이 아닌 왠 소녀가 있다.자신을 깨웠다는 소녀는 다름 아닌 셀린느의 딸. 고로, 뱀파이어(그것도 코비너스의 피를 마신) 셀린느와 뱀파이어와 라이칸, 인간의 하이브리드인 마이클의 아이인데, 그냥 설정 자체로도 부모를 제치고 가장 셀 것 같지 않나. 눈이 큰 이 아이는 사실 제대로 반전 소녀다.  엄마 셀린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녀를 지켜주겠노라 이야기하며 그녀가 납치 감금된 시설에 들어가는데, 사실 셀린느의 전투력은 수 백년간 단련한 결과물이지 그녀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은 없기에 연륜과 기술의 힘으로 돌파한다.자신의 딸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것을 저지하는 데 성공은 하는데, 정작 강해진 라이칸 앞에서는 힘이 부치는 듯했다. 전투 경험이 거의 없는 그녀의 딸은 갑자기 퍼렇고 회색 빛 얼굴이 되어서는 라이칸을 찢어 죽이는 괴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아빠를 찾자’며 비장한 모녀의 각오를 비치고 영화는 마무리된다.


1편을 흥미롭게 봤다가 말이 <언더월드>지 사실 로맨스로 바뀌어버린 2편에서는 적잖이 실망했는데, 이번 편으로 근래 보기드문 지하세계 판타지물 시리즈가 부활하는 것 같아 반가웠다. (3편도 프리퀄이지만 꽤 재미있었다) 가족물이면 어떤가. 다른여전사에 비해 왜소한 체구임에도 노련함이 넘치는 엄마 뱀파이어와 하이브리드들이 지하와 지상 세계를 상대로 펼칠 액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4DX 이야기

3D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시리즈 중 스토리가 가장 엉망이었던 <레지던트 이블 4>는 3D IMAX로 네 번 정도 관람했다. 강력한 오프닝과 음악 뿐만 아니라, 그 현란한 3D 효과에 반해서였달까. 칼로 썰고 뛰고 날아다니던 앨리스가 3D 효과를 위해 총으로 바꾼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3D를 실험적으로 많이 쓴 그 영화는 안경을 끼고 어두워지는 화면을 감수하고도 볼만했다.

근데 <언더월드 4>에서는 사실 3D의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일반 상영관에서 봤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문제는4DX다. 놀이공원의 ‘무슨 무슨 탐험’은 그 효과를 위해 만들어진 영상이니 지극히 탑승자의 시점, 즉 1인칭으로 제작되는데 비해, 영화의 4D 효과는 일반 상영을 위해 만들어진 영상에 덧입힌 것이라 효과를 넣기 애매했던 게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전 화면에 물이 뿌려질 때 분무기가, 화염에 휩싸일 때 뜨끈한 바람이 나오는 것까진 괜찮았다. 그런데 악당과 싸우던 셀린느가 내동댕이쳐질 때 덜컹하던 의자가, 악당이 내쳐질 때 또 덜컹한다든지, 철조망을 뛰어넘을 때 (철조망이 된 것처럼) 흔들리는 건 효과의 남발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하긴 그 돈을 받았으니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기는 하고. 인상적이었던, 그리고 가장 좋았던 효과는 천둥 번개가 칠 때 화면 옆 조명이 번쩍했던 것 정도? (아, 안마 기능도)

한 번쯤 경험하기에 나쁘지 않았는데, 두 번은 잘 모르겠다. 기술에 맞춘 영화도 달갑지 않지만, 돈을 위해 억지스럽게 만든 기술도 반갑지 않다.

3년에 한 편 꼴로 나왔으니, 다음 시리즈는 2015년에나 만나볼 수 있으려나.

***

제목:  언더월드 4: 어웨이크닝 (Underworld: Awakening, 2012)
연출: 만스 말린드(Mans Marlind), 비욘 스테인(Bjorn Stein)
각본: 케빈 그레비스(Kevin Grevioux), 대니 맥브라이드(Danny McBride), 렌 와이즈먼(Len Wiseman) -Original story and characters

Len Wiseman, John Hlavin, J. Michael Straczynski, Allison Burnett – 각본

출연: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 셀린느), 인디아 아이슬리(India Eisley, 이브), 테오 제임스(Theo James, 데이빗), 마이클 엘리(Michael Ealy, 세바스찬 형사)
장르: 액션, 판타지, SF, 공포
제작국가: 미국
촬영: 스콧 케번(Scott Kevan),
음악: 폴 하슬링어(Paul Haslinger)

***


<라이프로그>


언더월드 4: 어웨이크닝

케이트 베킨세일,인디아 애이슬리,테오 제임스 / 만스 마린드,브로얀 스테인
나의 점수 :
★★★☆

이번 편으로 근래 보기 드문 지하세계 판타지물 시리즈가 부활하는 것 같아 반가웠다. 노련함이 넘치는 엄마 뱀파이어와 하이브리드들이 지하와 지상 세계를 상대로 펼칠 액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마이클도 나오겠지!)

+. <언더월드> 시리즈는 실제로도 묘한 (가족) 영화가 아닌가 싶다. 셀린느 역의 케이트 베킨세일은 루시안 역의 마이클 쉰과
딸을 둔 관계였는데, <언더월드>에서 만난 렌 와이즈먼 감독과 결혼했다. 그리고 <언더월드 2>에서 ‘케이트 베킨세일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이후 시리즈에서는 메가폰을 내려놓는다. 3편에서는 마이클 쉰과 그들의 딸 릴리 쉰이 출연하고 케이트 베킨세일은 스토리의 흐름 상 편집 장면으로 나온다. 내가 마이클 쉰이라면 <언더월드> 시리즈에 다시 나오고
싶지 않았을 것 같은데, 3편을 찍은 것도 흥미롭고 연민에 찾아보니 이분은 레이첼 맥아담스와 교제 중이란다. 하하.


왼쪽부터 릴리 쉰, 마이클 쉰, 케이트 베킨세일, 렌 와이즈먼 (;;)
– 출처: http://celebritybabies.people.com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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