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
– Marvel의 Marvel-ous!

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이언맨을 좋아한다. 아주 많이. <아이언맨> 시리즈야 나올 때마다 열광하며 극장에서도 여러 번 봤다. (상술이라며 안 넘어 갈거라고 트릴로지를 기다리고 있다가 결국은 블루레이를 지르고 말았다…) 아이언맨의 첫 시리즈 마지막에 닉 퓨리가 등장했을 때도, 아이언맨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깔개(…)로 쓰고 토르의 ‘뮤뮤’가 사막 한 가운데 꽂혀있을 때도 오직 아이언맨만을 갈구하고 <어벤져스> 역시 아이언맨이 나오니 기대하고 궁금해했다. 그래도 액션과 블록버스터를 찾는 취향 덕에 <토르>며 <캡틴 아메리카>가 개봉할 때마다 극장을 찾았다. 그때마다 증폭되는 궁금증. 대체 마블은 어쩌려고 5년 동안 5편의 영화에 떡밥을 깔고 던져두는 걸까.



뚜껑을 열어보니 대성공이다. <어벤져스>는 각 시리즈물로 지구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히어로들 어느 하나에 치중되지 않고 적절히 균형을 잡는다. 불러모으는 것부터 싸우는 장면까지 균형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몸 좋은 캡틴 아메리카는 착한 마음과 지혜로 리더가 되고, 머리 좋은 배너 박사와 토니 스타크는 큐브의 위치를 추적하는 동시에, 건방진 아이언맨과 토르가 싸우다가 캡틴 아메리카의 중재로 비행선에 함께 타는가 하면, 토르와 헐크는 외계 괴수에 맞서 괴력을 발휘하며 협공 작전을 펼친다. 헐크도 들지 못하는 ‘묠니르’를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로 막아내는 것부터 지적 능력과 전투력을 한몸에 갖춘 호크아이의 머리를 후려쳐서(…) 정신을 차리게 하는 블랙 위도우까지, 여섯 혹은 닉 퓨리까지 합하면 일곱 히어로들 간 가위바위보 식의 견제와 균형에 감탄과 재미가 더해간다.


이랬던 그들이..


이들은 처음부터 팀이 되지 않는다. 지구 절체절명의 위기를 앞두고도 한데 불러모은 히어로들은 티격태격하기 바쁘다. 설상가상으로 헐크는 알몸으로, 토르는 헐크를 가둘 목적으로 만든 초강력 케이지에 갇혀 떨어지고 난장판의장본인 로키는 뻔뻔하게 도주하고.. 어벤져스를 한 곳에 모으게 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콜슨 요원에 의해 결국 힘을 모아 포털에서 쏟아져 나오는 적들과 맞서고 로키를 생포하는 데 성공한다. 중간중간 깨알 같이 쏟아지는 토니 스타크의 유머에 더해 소심한 헐크의 유쾌한 복수와 토르의 여전한 해맑음 등등은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적을 무찌른다는 비교적 단순한 플롯에 유머를 더해 극장 안을 웃음 바다로 만든다. (아주아주 약간의 아쉬운 점이라면, 캡틴 아메리카가 너무 갑작스럽게 팀의 ‘캡틴’이 된다는 것? 캡틴이니까 캡틴이겠지! 하하) 

한 번 보고 말면 될 것을 두 번, 세 번 계속 극장을 찾게 하는 원동력은 마블의 철저한 팬서비스에 있다. 어벤져스 히어로 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맨에도 등장하는 일명 ‘스탠리를 찾아라’는 <어벤져스>에서도 계속된다. 각 시리즈를 복습하고 보면 더 많이 보이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예복습 없이 임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슈퍼 히어로물이지만, <어벤져스> 기획의 모든 시리즈를 보고 다시 보면 더 많은 퍼즐들이 맞춰진다. (시간이 없다면 <토르>정도는 복습을 권한다) <인크레더블 헐크>를 보기 전에 첫 관람을 했는데, <어벤져스>를 보고 보니 아쉬워서 다시 보러 가게 되더라. <어벤져스>를 본 후 다른 시리즈를 다시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토니 스타크가 꽤 입고 나오는 블랙 사바스 티셔츠는 언젠가 써먹으려고 벼르고 있었던 것 같다. ( ‘아이언맨’은 헤비메탈밴드 ‘블랙 사바스’가 1970년에 발표한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 전 쿠키 영상은 개인적으로 열광하는 또 다른 시리즈 ‘에반게리온’과 맞먹는다. 지구인들의 저력에 감탄하며 죽음과 손잡아야겠다는 ‘타노스’의 등장은 마블을 아는 사람들은 죄다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우주 최강 사기 캐릭터에 맞서려면 마블계의 히어로들은 죄다 끌어다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녀석도 리부트, 저 녀석도 집어넣고. 지금처럼 5년동안 떡밥을 던져도 좋으니 <어벤져스 2>를 어떻게라도 만들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의 상태가 되고 만다. ‘에반게리온:파’의 마지막에 등장한 카오루에 광분(…)하던 그때를 몸이 기억하는 듯했다.

각설하고, 이 감상문은 객관적일 수가 없다. 난 ‘Marvel’s The Avengers’만 보고도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애초에 감상이란 게 주관적인 것 아니었나. 아무리 주저리주저리 늘어놔봐야 좋아하는 사람은 흥분하고, 맞지 않는 사람은시큰둥할 수 밖에 없다. 그냥 가서 보고 판단하자. 알아도 재미있고 몰라도 재미있더라. <아이언맨>을 복습하며 다가오는 주말에 재관람을 노려봐야겠다. 보면 볼 수록 할 말이 생긴다. 시간과 체력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인크레더블 헐크>와 이안 감독의 <헐크>도 비교해보고 싶고, 많이들 해놓았지만 ‘스탠 리를 찾아라’도 정리하고 싶고, 마블 히어로의 비극적인 사랑에 대해서도 정리해보고 싶다. 아, 정말이지 현기증 난다. Marvel-ous!!!

***

제목: 어벤져스(The Avengers, 2012)
연출: 조스 웨던(Joss Whedon)
각본: 자크 펜(Zak Penn), 조스 웨던 / 만화: Stan Lee, JackKirby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토니 스타크/ 아이언맨),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 나타샤 로마노프/ 블랙 위도우), 크리스 헴스워드(Chris Hemsworth, 토르),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 스티브로저/캡틴 아메리카), 마크 러팔로(Mark Ruffalo, 브루스 배너/헐크), 제레미 레너(Jeremy Renner, 클린트 바튼/호크 아이), 사무엘.L.잭슨(Samuel L.Jackson, 닉 퓨리),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로키)
장르: 액션, SF, 모험
제작국가: 미국
촬영: 시머스 맥가비(Seamus McGarvey)
음악: 앨렌 실버스트리(Alan Silvestri)

***


+ 국내에서는 개봉 3주차이지만, 북미에서는 5월 4일에야 개봉했다. 마블이 북미팬들을 위해 또 다른 팬서비스를 마련했다.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히어로들이 다같이 모여 아이언맨이 이야기한 Shawarma를 먹는 장면. 이제것도 같이 넣어서 틀어주면 안되나? (궁금하신 분들은 유투브에서 검색을. 3초 동안 이성을 잃고 미국행 비행기표를 알아볼 뻔 했다)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이언맨은 두말할 것 없고, <미션 임파서블>에서는 크게 감흥이 없었던 제레미 레너의 호크아이에 열광하고, 마크 러팔로의 헐크, 그저 웃음이 나오는 크리스 헴스워스의 토르, 근육질이 부담스럽지 않았던 크리스 에반스의 캡틴 아메리카, 심지어 톰 히들스턴의 로키까지. 언젠가부터 여심을 챙기기 시작한 히어로물이 본격 종합 선물 세트로 등장해 극장 안에 여성 관객도 꽤 많더라

+ <인크레더블 헐크>의 헐크는 에드워드 노튼이어야 했고, <어벤져스>의 헐크는 마크 러팔로여야 했다. <어벤져스>에서 예상치 못한 매력을 발산한 캐릭터는 헐크였다. 참고로 헐크의 목소리는 <인크레더블 헐크>에서와 마찬가지로 Lou Ferrigno가 연기했다.


+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의 부다페스트 전을 공개하라!

+… 이렇게까지 열광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스탠 리, 당신은 정말!

<라이프로그> 어벤져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크리스 햄스워스,마크 러팔로 / 조스 웨든
나의 점수 : ★★★★★
– 아이언맨의 (광)팬이지만, 모든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사실 ‘Marvel’s The Avengers’만 보고도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가위바위보식 캐릭터간 균형과 견제, 팀웍, 그리고 깨알 같은 유머. 전 시리즈를 알아도 재미있고 몰라도 재미있더라. 그냥 가서 보고 판단하자. 보면 볼 수록 할 말이 생긴다. 아, 정말이지 현기증 난다. Marvel-ous!!! (북미판 엔딩크레딧 후 영상도 함께 틀어달라!)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포스팅에 사용된 스틸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Copyright © FlyingN

@A Wonder Log·마음대로 날아간 발자취

(http://wonderxlog.flyingn.net/)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저작권은 © FlyingN (Flyingneko,나는고양이)에 있습니다. 블로그 모든 문구 내용, 이미지의 무단 도용 복제 사용을 금지합니다.

 

공감, 댓글, 링크, 추천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욱 편리하게 보실 있습니다.

(광고, 무분별한 비방은 임의 삭제하겠습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error: Content is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