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탐구생활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 딱, 팀 버튼의 오락 영화

‘팀 버튼 같다’ – 팀 버튼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자면, 장르도 분위기도 다양해서 그의 작품은 이러하다는 표현을 위한 적절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팀 버튼 같다’라는 표현은 이러한 고민을 아주 간단하게 해결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역시 참으로 ‘팀 버튼’ 스럽다.

조니 뎁이 나왔던 영화라고 기억나는 영화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리비언의 해적>이니 이 정도면 그의 맨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만도 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200여 년 동안 뜬 눈으로 묻혀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뱀파이어 역할이라 밀가루에 다크 서클과 입술을 검게 강조해 <스위니 토드>의 잔혹한 이발사가 조금 연상되는 듯 싶지만, 얼굴에 묻어나는 장난기가 오히려 정반대의 분위기를 낸다. 그의 얼굴만큼이나 영화의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이 영화는 (내가 여태 본) 그의 다른 영화보다도 장난기가 넘친다. 조금 비트는가 싶더니 ‘어, 농담이었는데? 진지하게 보고 있었어?’라며 뒤통수를 친다. ‘악마 메피스토야, 덤벼라!!’라고 하는 바나바스 콜린스 앞에 떡하니 서 있는 맥도날드의 노란 아치나, 엔젤이라는 이름의 악덕 기업주, 정신 못 차리는 히피들을 보고 있자면 풍자인 것 같다가도 이들을 가볍게 넘겨버리니 이내 장난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나름의 교훈은 있다. 남과는 다른 것을 본다는 빅토리아나 데이비드를 통해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바나바스 앞에서 콧방귀를 뀌듯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심지어는 스스로에게조차 무관심했던 콜린스 가(家)가 위기를 모면하는 과정에서 힘을 모으(는 것 같)고, 200년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사랑은 마침내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마저도 진지하지가 않다.

도리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의 ‘붉은 여왕’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악역인 안젤리크에 (다소 진지한) 연민이 느껴진다.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바나바스에게 저주를 내리고 그의 가족을 몰락시키는 그녀가 조용히 창문 뒤에서 눈물을 흘릴 때, 조각조각 부셔지면서도 자신의 심장을 바나바스에게 내밀 때 괜히 뭉클하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자 했던 게 너의 저주’라는 바나바스에게 ‘그러는 너는 사랑을 아느냐’라고 되묻고 싶기도 하고, 그의 사랑도 끝까지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랬다. 이건 무슨 심보인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소유욕과 사랑, 집착과 질투의 경계는 참으로 모호하다.


약간은 <아담스 패밀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는 다르게 이 영화는 1970년대라는 설정으로 적절히 근 현대적인느낌을 담으면서 음악이며 소품을 감각적으로 잘 활용했다. 대니 엘프만의 음악/음향과 더불어 7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들과 앨리스 쿠퍼의 깜짝 공연까지 눈과 귀가 즐겁다. 1966년부터 71년까지 방영된 TV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지만, 영화는 딱 팀 버튼의 영화 같다. 영상이며, 그 때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음악들에 아무 생각 없이 두 시간 가량 몸과 마음을 맡기고 큭큭거리기에 좋다. 진지함이야 다른 영화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나. 딱 그 정도다.

***

제목: 다크 섀도우(Dark Shadows,2012)
연출: 팀 버튼(Tim Burton)
각본: 세스 그레이엄-스미스 (Seth Grahame-Smith) /각색: 댄 커티스 (Dan Curtis)
출연:  조니 뎁(Johnny Depp, 바나바스 콜린스), 에바 그린(Eva Green, 안젤리크 보우차드), 미쉘 파이퍼(Michelle Pfeiffer,엘리자베스 콜린스 스토다드), 헬레나 본햄 카터(Helena Bonham Carter, 닥터 줄리아 호프만), 클로이 모레츠(Chloe Moretz, 캐롤린 스토다드), 걸리버 맥그레이스(Gulliver McGrath 데이비드 콜린스)
장르: 멜로/애정/로맨스, 공포, 코미디
제작국가: 미국
촬영: 브루노 델보넬 (Bruno Delbonnel)
음악: 대니 엘프만 (Danny Elf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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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휴고>의 어린 타바드 역으로 나온 걸리버 맥그레이스며, <킥 애스>와 <렛 미인>, <휴고>의 클로이 모레츠가 출연하는데, 애들은 참 빨리 큰다. 영화마다 다르다.

+ 에바 그린은 진정, 아름답다.


+ 화려한 캐스팅이 주연 뿐만 아니라 조연, 까메오까지도 이어진다.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지도.

<라이프로그> 다크 섀도우
조니 뎁,미셸 파이퍼,헬레나 본햄 카터 / 팀 버튼
나의 점수 : ★★★★
– 진지해질 듯 ‘장난이었는데?’하며 뒤통수치는 팀 버튼의 장난기는 조니 뎁으로 완성된다. TV 원작이 있지만, 이 영화는 딱 팀 버튼의 영화 같다. 두 시간 가량 감각적인 비주얼과 음악에 눈과 귀를 맡기고 큭큭거리기에 딱 좋을 정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붉은 여왕’만큼 안젤리크에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소유욕과 사랑, 집착과 질투의 경계는 참으로 모호하다.

글/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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