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

스크린의 기록영화

엘리시움 (Elysium, 2013)

엘리시움 (Elysium, 2013) – 유쾌하지 않은 현실감을 담은 SF http://flyingneko.egloos.com/3977608 서기 2154년, 가진 자들은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엘리시움’이라는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다. 더럽고 북적대는 지구와는 상반되는 그 곳에는 가난과 질병이 없다. 주인공 맥스는 ‘엘리시움’을 동경하는 지구인이며, 한 공장의 평범한 근로자다. 불의의 사고로 죽음에 가까워지자 살기 위해 ‘엘리시움’에 가기 위한 무모한 계획에 동참하게 되고, 두 세계를 양분하던 시스템을 위협하게 된다. 극단적인 빈부 격차,양분된 세계는 이미 스크린 상으로 셀 수 없이 창조, 재창조되어왔다. 양극단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희생된 ‘영웅’들은 말할 것도 없다. 영화 <엘리시움>은 심지어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 9>의  인간 편 같았고, 최근 개봉한 <설국열차>을 우주와 지구로 확장해놓은 것 같았다 (만들어진 순서가 어찌되었든, <설국열차>를 나중에 봤다면<엘리시움>의 기차 편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크루거의 행동 변화나 맥스의 심적 변화, 엘리시움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합이 괜찮은 편.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해서 영상을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화려함을 기대했던 우주 속’엘리시움’의 평범한 모습보다 황폐한 지구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여기저기 액션신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았고, 맷 데이먼, 조디 포스터, 샬토 코플리의 연기도 과하지 않고 적절한 수준이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무겁거나 어둡지는 않았지만, 새삼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 감독의 전작 <디스트릭트 9>을 어떻게 봤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지구에 남은 스페인어를 쓰는 빈민층과 프랑스어, 영어를 고상한 척 섞어 쓰는 엘리시움 사람들, 모든 것을 치료하는 엘리시움의 재택 치료 장비와 로봇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죽어가는 사람들과 같은 설정은 의도적으로 비꼰 설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과 대비되면서 묘하게 불편해진다. 전작에서도 그랬지, 라고 넘길 수 있다면 이 영화의 극단적인 설정을 받아들이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인간의 뇌를 하드 디스크로 간주하는 발상이 새롭지는 않았지만, 드릴과 나사로 몸과 장비를 연결하는 모습은 그간 고상한 SF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현실감 넘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이 부분 역시 전작의 기분 나쁜 현실감을 경험했다면 크게 충격적이지는 않다. <디스트릭트 9>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면 전작을 차치한다 하더라도 볼만한 평작 혹은 그 이상이라는 생각.무엇보다 제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R.I.P.D. (2013)

R.I.P.D.(2013) – 금요일 밤, 가볍게 볼 만했던 팝콘 무비 http://flyingneko.egloos.com/3974924 “회사에서 일진이 별로 안 좋았나? 이것보다 더하진 않을걸” 고단한 하루, 그리고 일주일을 보내고 고작 생각해낸 보상이 늘 가는 영화관이라며 씁쓸함에 입맛을 다시며 자리에 앉은 나에게 영화가 던진 첫 마디가 그랬다. 허를 찔린 듯한 기분이었지만, 주인공에게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을 보니 그럴 만도 하다. 보스턴 경찰로 사건 현장에서 범인을 쫓던 주인공 닉은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저승으로 가는 길, 취조실 같은 곳에 앉은 그는 재능을 살려 경찰 일을 계속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는다. 저승에 무슨 경찰이냐는 생각도 잠시, 자의든 타의든 제 갈 길 못 찾고 헤매는 영혼들을 인도하고 악령들을 퇴치하는 역할이란다. 영겁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저승 세계에서 100년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마는 100년 후 심판의 날에 추천서를 써줄 수 있다는 말에 마지못해 승낙하는 듯하다. 꽉 막힌 괴짜 카우보이 같은 그의 파트너 로이와 크고 작은 범죄를 해결하는 중, 닉이 죽기 전 그의 파트너와 숨긴 금에 숨겨진 음모를 알아채고 이를 쫓게

Read More
그곳에서스크린의 기록영화

[PiFan 2013] 미이케 다카시의 ‘악의 교전 (2012)’, ‘짚의 방패 (2013)’

[PiFan 2013]  악의 교전 (2012), 짚의 방패 (2013) – 미이케 다카시의 두 사이코패스 http://flyingneko.egloos.com/3973196 언젠가부터 영화 속 “연쇄살인범=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이 주를 이룬다. 사이코패스란, (정의나 범위에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더 울버린 (The Wolverine, 2013)

더 울버린 (The Wolverine, 2013) – 울버린의 고생스런 일본 여행기 http://flyingneko.egloos.com/3969698 있으면 보는 시리즈에서 2011년에 개봉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후 앞으로, 뒤로 챙겨보는 시리즈가 된 ‘엑스맨’.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제외하고 그간의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던 울버린은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라는 스핀오프도 제작된 바 있다. <더 울버린>은 전편 격인 <엑스맨 탄생: 울버린>과는 연관성이 크지 않아, 비교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복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더 울버린>의 사연은 제2차 세계 대전 일본 나가사키로 거슬러 올라간다. 폭탄이 떨어지기 직전 일본군 야시다의 생명을 구한 울버린은 이후 자신의 능력과 힘을 세상으로부터 숨긴 채 산속에서 생활한다. 의도하지 않게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노출하게 되는 울버린은, 그를 찾아 다니던 야시다가 보낸 유키오에 의해 일본으로 오게 된다.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방문했지만, 야시다 저택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그의 죽음을 둘러싼 권력 싸움과 음모에 말려든다는 내용. <더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라기보다 재패니메이션의 실사판 같다. 이전 울버린 시리즈와는 시기적으로 어긋나연결이 잘 되지도 않을뿐더러, 기존 엑스맨 시리즈와 연결하거나 이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평행 우주라는 설정으로 앞뒤가 딱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고, 기존 시리즈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리즈 안의 한편이라기보다 번외로 제작된 울버린의 고생스런 일본 여행기에 가깝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중간에 잠시 능력을 잃어총도, 화살도 맞고, 얻어맞는 울버린이 딱하고 그걸 연기한 휴 잭맨이 안타까웠지만, 그 와중에 연애도 하고 악의 무리도 물리치니 참으로 바쁘게도 뛰어다녔다. 액션이라면 봐줄 만했고, 지루해 못 참을 정도나 드라마도 아예 없진 않아서 아주 못 볼 수준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일본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데, 울버린과 합이 맞지 않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 한다. (<더 울버린>을 보며<엑스맨 탄생: 울버린>에 무리 없이 악역을 소화한 다니엘 헤니나,

Read More
그곳에서스크린의 기록영화

[PiFan 2013] 페인리스 (Insensibles, Painless, 2012)

[PiFan 2013] 페인리스 (Insensibles, Painless, 2012) http://flyingneko.egloos.com/3968944 1930년대 스페인의 한 마을, 태어날 때부터 어떠한 신체적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발견된다.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 아쉽지만 누구를 탓하리 http://flyingneko.egloos.com/3967422 화제 혹은 문제의 영화, <퍼시픽 림>. 이 영화로 난 열광했고, 또 기겁했다. (멜로물을 제외한) 어지간해선 장르도, 영화도 가리지 않고, 그 중 로봇물과 액션, SF라면 환장(!)하지만, 이 영화는 <트랜스포머 3>, <레지던트 이블 5>에 이어 또 다른 충격과 경악, 공포의 시간을 선사했다. <퍼시픽 림>은 <판의 미로(2006)>, <미믹(1997)>,<헬보이(2004)> 등을 연출한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2013)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2013) – 화려함 뒤에 남는 건 음악뿐 http://flyingneko.egloos.com/3965866 ‘개츠비는 어째서 위대한가?’ – 나의 질문은 여기서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 2013)

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 2013) – 모범생 히어로의 탄생 비화 http://flyingneko.egloos.com/3962966 파란색 쫄쫄이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수퍼맨하면 으레 떠오르는

Read More
스크린의 기록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 그들의 모험은 계속되어야 한다  flyingneko.egloos.com/3959968  불과 며칠 전까지 스타 트렉의 벽은 높아

Read More
error: Content is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