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형제 (2) – 아리조나 유괴 사건 (Raising Arizona, 1987)
[코엔 형제] (2) 거친 가족 코미디 <아리조나 유괴 사건(Raising Arizona, 1987)> http://flyingneko.egloos.com/3794869 넋이 나간 표정의 니콜라스 케이지가 스타킹을 반쯤 뒤집어 쓴 채 총알 사이를 뛴다. 방긋 웃는 아기를 옆에 태운 화가 잔뜩 난아내 홀리 헌터는 밤거리를 질주하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차에 태운다. 역성을 내며 운전하는 아내와 언쟁하면서도 길을 알려주고 문을 열어 떨어뜨린 기저귀를 줍는다. 넋 나간 니콜라스 케이지만큼 영화를 보다 보면 넋이 나간다. 탈옥수 남편과 경찰 아내는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입양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절망하는데 마침 지역사업가에게서 다섯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뉴스를 접한다. 한 명쯤은 우리가 데려와도 괜찮을 거라며 부부는 유괴를 감행하고 이를 쫓고 쫓기는 과정을 그렸다. 사실 아이를 가질 수 없어 유괴하는 부부나 현상금을 노린 탈옥수, 현상금 사냥꾼,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부당한 요구를 하는 고용주와 같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설정은 매우 거칠다. 그러나 캐릭터들의 덜떨어진 표정과 행동, 어떤 상황에서도 해맑게 웃는 아기가 거부감을 줄인다. (하긴, 요즘의 미국식 코미디 영화에 비하면 그리 거칠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코엔 형제의 두 번째 영화이자 첫 상업 영화였지만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형제는 모든 숏들을 사전에 꼼꼼하게 짰다고 한다. 우연처럼 보이는 장면들조차 즉흥적으로 연출된 것은 없다고 하니 놀랍다. 이전 작품에서 긴박감을 조성하기 위해 활용된 카메라워크는 <아리조나 유괴 사건>에서 아기를 맞이하는 설렘과 긴장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같은 숏을 여러 번 활용해 반복된 수감 생활을 표현하고, 같은 노래를 다른 분위기로 여러 번 활용한 것도 상황을 표현하는 데 여러모로 효과적이었다. (예산을 줄이는 데 기여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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