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기록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 – 이대로 인류는 괜찮은 걸까? flyingneko.egloos.com/3715034 Pierre Boulle의 동명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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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언즈 (Minions, 2015)

<미니언즈 (Minions, 2015)> – 기승전 미니언! http://flyingneko.egloos.com/4091848 노란 알약처럼 생긴 ‘미니언‘은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 시리즈의 슈퍼 악당 그루를 돕는 (주연급 조연) 생명체다. <슈퍼 배드>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괴기스럽기까지 하다고 하나, 잘 키운 캐릭터 열 영화 안 부러울 정도로 전세계에 걸쳐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이번 <미니언즈> 개봉을 앞두고 맥도날드와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벌였는데 – 유니버셜로도 손에 꼽히는 규모라고 한다– 평일 오후 3시에 해피밀 토이를 얻기 위해 줄을 선 인파들을 보면 그 인기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미니언즈>는 근원도 정체도 모호했던 미니언들에 대한 이야기며, <슈퍼 배드>의 스핀 오프이자 프리퀄이다. 때는 지구의 탄생. 세포가 분열하며 생명체가 만들어질 때 즈음 미니언들의 역사도 시작된다. 물 속에서부터 가장 센 악당을 쫓아 다녔던 그들은 공룡부터 뱀파이어, 인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보스를 거친다. 그러나 천진난만하고 충성스러운 그들의행동은 본의 아니게 보스들을 단명하게 한다. 미니언들은 정착해 자신들만의 문명 개화를 시도하지만, 본질적인 물음에 답을얻지 못한 채 시들해져 간다. 케빈을 비롯한 세 미니언은 종족 구원을 위한 새로운 보스 찾기에 나서고, 그들의 모험담은 망망대해에서 미국으로, 그 곳에서 만난 최초의 여성 악당 ‘스칼렛‘을 따라 영국으로 이어진다.  영화마다 제작 의도나 목적이 있기 마련이고, 애니메이션이라면 특히 그 대상이 대체로 어린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교훈이나꿈과 희망을 준다는 목적성이 뚜렷한 편이다. 권선징악적 구조를 취하거나 크나큰 시련도 선의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가 된다. 그에 비해 <미니언즈>는 여러모로 모호하다. 캐릭터들의 좌충우돌이야 그렇다고 쳐도, 존재의 목적이 ‘악당‘을섬기는 것이라니. 밝은 색감과 그보다 더 밝은 순진무구한 표정 일색이지만, 그들은 나쁜 짓을 일삼는 악당을 쫓아다니고 물건을 훔친다. ‘악당 찾아 삼만리‘라는 미니언들의 모험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존재의 본질에 충실했던 그들은 나라도 구하고, 새로운 보스도 찾게 된다는 것 정도?   그렇다. 파고 들어봐야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는 애니메이션의 목적은 교훈이 아니다. 미니언들의 귀여움을 뽐내기 위한 영화이자 팬심에 대한 답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다. 발이 보이지 않게 어디론가 늘 달리고, 소화전에 작업을 걸거나 알아듣지못하는 무언가를 웅얼거리는 그들이 그저 귀엽다. 코믹콘에서 착안한 ‘Villain-con’이라든가, 1960-70년대의 미국 문화와 뉴욕, 차, 여왕, 웰시 코기를 비롯한 영국 문화에 대한 묘사 등 아는 사람은 더 보이는 디테일 묘사는 덤이다.  무언가를 보거나 읽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게 있어야 한다는 것은 강박일지도 모르겠다.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절대선도 악도 없는 이 모호한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니 러닝 타임 내내 쉴새 없이 움직이는 미니언들덕에 키득거리기 바빴다(특히 개봉 당일 저녁 극장을 가득 채운 팬심이 함께라 더 즐거웠다). 극장 스크린에서 미니언의 질감(?)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교훈, 탄탄한 구조나 스토리의 개연성 등을 떠나 어찌됐든 즐겁게만 보면 되는, 기승전 미니언!이다. 바나나(& 피스)!  *** 제목: 미니언즈(Minion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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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2012,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2012, 김연수) > – 달리기, 지금, 순간 그리고 경험. http://flyingneko.egloos.com/4088123 호흡이 짧은 글은 여전히 낯설다. 산문집이라 소제목 아래 글이 두어 장에서 그친다. 초반부에는 짧은 글에 담겨 있는 생각을 읽어내느라 가쁜 숨을 들이쉬는 것 같았다. 아마도 처음 접하는 김연수 작가의 글이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가쁜 숨이 안정될 때 즈음, 책 <지지 않는다는 말>을 관통하고 있는 단어 몇 개가 눈에 들어왔다.   달리기. 지금. 순간. 경험. (+ 40대)   <지지 않는다는 말>의 부제를 ‘달리기 예찬‘으로 붙여도 무방할 만큼, 그의 생각과 글에 달리기가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그의달리기는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라는 은유가 아닌 진짜 두 발로 달리는 것이다. 달리면서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고, 고통과 마주하며, 순간을 경험한다. 일주일에 얼마 간을 뛰겠다는 목표로 무리하게 달리다 생긴 족저근막염으로 내가하지 못한 일이 아닌 해낸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든가, 겨울의 눈을 보며 달리기를 못할 걱정에 빠졌다가 있지도 않은 스트레스를 미리 만드는 어른들의 습관을 슬며시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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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In another country, 2011)

다른 나라에서 (In another country, 2011) http://flyingneko.egloos.com/3853151 작년 가을, <북촌방향>을 보며 뜨끔, 하면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라며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하하하>와 <북촌방향> 이후, 소소한 듯 낯뜨거운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풀어가는 홍상수 감독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다. 영화를 보다 보면 재미와 흥미를 떠나 이 영화는 왜 만들었을지 감독의 의중을 묻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영화는 끝까지 답을 얻지 못했다. 이자벨 위페르는 소주를 마시러 한국에 온 걸까. 같은 공간, 같은 인물이 다른 사연과 다른 이야기로 쳇바퀴를 돈다. 어려운 개념일 것 같지만 언젠가부터 쉬이 영화에 붙여 이것 저것을 슬그머니 끼워 설명하는 ‘평행 우주’라는 걸까. 이 평행 우주가 평행선을 그리지 않고 조금씩 휘면서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어버린다. 영화 속 남녀가 모두 못났지만, 특히 한국 남자들이 참 못나게 그려진다. 질투와 술, 그리고 책임지지 못할 불손한 호기심이 비슷하게 등장하는 데 맛깔스럽지가 않다. 한 바퀴, 두 바퀴 돌면서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긴 했지만, 크게 공감이 갈 만큼의 감정도 깊이도 없는 것 같았다. 홍상수 감독이 아니라 무명의 감독에게서 만들어졌다면 이 정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까. 반복과 변주를 보는 묘미가 있었던 지난 작품이 여전히 반복되어 이제는 새롭지 않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안을 맴도는 건 이자벨 위페르가 아니라 감독일지도 모르겠다. *** 제목: 다른 나라에서(In another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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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2015,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2015, 유시민) > – 글쓰기라는 축복, 잘 쓰기 위한 잘 살기 http://flyingneko.egloos.com/4085987 그는 글을 참 잘 쓴다. 까다로운 문장이 없고 술술 읽힌다. 글 안에 담긴 생각은 쉽지 않은데, 쉽게 말로 풀어 듣는 것 같다. 이것이 그의 글쓰기 비법 중 하나다. 쉽게 읽히는 글, 담백한 문장, 그 속의 논리. 늘 그렇듯 글을 잘 쓰기 위한 왕도는 없고, 많이 읽고 쓰는 수 밖에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에, 스스로 서문에 써둔 것처럼 자랑도 꽤 섞여 있다. 그래서 글은 어떻게 잘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은 채 1/3 지점에 다다르면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의 기로에 선다.   책장을 조금 더 넘긴 후부터는 끝까지 단숨에 읽었다. 다독다작이라는 뻔한 이야기의 반복 대신, 왜 많이 읽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독해력이 ‘모든 지적 활동의 수준을 좌우‘한다는 것과 모국어를 제대로 알고 쓸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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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2005,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2005, 알랭 드 보통)> – 보통의 연애 감정 설명서 http://flyingneko.egloos.com/4075576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을 때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 더러 눈에 걸리는 번역체 문장을 차치하고, 곱씹어볼 거리가 많다. 보통이 바라본 연애와 사랑이 유별나거나 특별한 구석이 있다기보다 정말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 닮아 있다. 그래서인지 읽으며 나를 더하고 빼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우리는 사랑일까>는 보통의 사랑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여자 주인공인 앨리스의 눈을 통해 바라본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담았다. ‘나‘를 화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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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맨 (Birdman, 2014)

<버드맨 (Birdman, 2014)> – 불안한 존재 가치의 증명, 그리고 소멸 http://flyingneko.egloos.com/4073404 리건 톰슨은 슈퍼 히어로 ‘버드맨’을 통해 힘과 권력, 명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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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영화 결산 + 2015년은

2014년의 영화 몇 편, 그리고 2015년에는… http://flyingneko.egloos.com/4062625 2014년에는 총 67편의 영화를 봤고, 그 중 54편을 극장에서 봤다. 100편을 넘겼던 2011년, 2012년 이후 90여 편을 본2013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줄었다. 심신이 고단하고 바쁘지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극장에서 보고 싶을 만한 취향의 영화가 적었던데다 제한된 시간에 영화 외에 공연이나 연극, 미드, 일드, 애니메이션들도 중간중간 챙겨본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좋든 싫든 기억에 남는 영화를 순서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정리했다. 언젠가 감상평을 정리할 수 있길(기약 없지만).   좋아서 기억에 남는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Walter Mi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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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발견 (2014, 곽정은)

<혼자의 발견 (2014, 곽정은)> – 완결되지 않은 문장의 일기장 http://flyingneko.egloos.com/4062608 글과 문장을 완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좋은 생각을 글로 옮겨 놓기만 해서는 좋은 글이 되지 않는다. 길이의 장단을 떠나 하나의 문장을 완결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작가의 진면목은 어려운 생각을 어렵지 않은 단어로, 복잡한 생각을 단순한 구조로 표현한 문장의 시작과 끝에서 발휘된다.   JTBC <마녀사냥> 출연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곽정은의 신작 <혼자의 발견>의 책장을 넘기는 내내 완결되지 않은 문장이 거슬린다. 완결되지 않은 문장과 생각들이 여기저기 떠돈다. 밥을 먹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떠오른 것들을 냅킨에 휘갈겨 쓴 것 같다. 개인 블로그나 SNS였다면 눈여겨볼만한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나 값을 치르고 구매한 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책을 펴내고 서점에서 구매하게끔 하는 작가라면 독자가 낸 ‘값‘과 그들의 기대를 져버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독자를 그릇된 기대로 이끈다. 외로움과 마주하고 사색하며 쓴 글이라는 느낌을 주는 제목과 다르게 이 책은 오히려 그녀의 전공인 이성관계가 주로 언급된다. 차라리 ‘관계의 발견‘이라던가, 그런 류의 제목이었다면 실망이 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성관계와 참으로 많은 것들을 결부시키는 글들은 쉽게 읽히지만 쉬이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투철한 직업정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일지도 모를 이분법적 시각은 공감을 사기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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