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December 2011

스크린의 기록영화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2011)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 2011) – 전작과 비슷한 재미+약간의 아쉬움 http://flyingneko.egloos.com/3785890 심각한 1인 추리보다는 세련된 영상과 음악, 경쾌한 액션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던 가이 리치 연출의 <셜록 홈즈>가 두 번째 시리즈로 돌아왔다. 시리즈에서 구축한 셜록 홈즈의 세계의 틀 안에서 충실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리즈를 꽤 선보이는 데 괜찮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 이번 <셜록홈즈: 그림자 게임>에서는 전작의 내용, 전개, 캐릭터, 연출, 음악 등을 모두 비슷하게 가지고 왔다. 악의 군주 ‘블랙우드’ 경의 세상을 집어 삼키려는 야욕을 저지한다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리어티 교수의 세계 전쟁 발발 계획 (혹은 무기 장사)를 저지하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으로 육감적인 추리와 온몸을 던지는 액션으로 무장한 셜록-왓슨 히어로 콤비의 활약상을 그렸다. 셜록의 활약상으로 시작한 영화가 셜록의 아파트를 거쳐 사건 장소로 옮겨 다니고 대규모의 폭발신과 셜록의 위기와탈출 등 영화의 전개는 전작과 순서마저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작을 재미있게 봤다면 익숙한 틀 안에서 다른 점을 찾아내며 또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영상 측면에서도 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초저속 모션으로 표현된 셜록의 액션 추리는 이번 작품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나아가 정교한 CG와 동적인 카메라워크로 시간을 역행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는 열차 시퀀스나 총탄이 옷을 스치는 아찔함을 묘사한 장면들은 눈여겨볼만하다. 또한 이번 작품 역시 한스 짐머가 음악을 담당해 채도가 낮은 화면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이번 작품에서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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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 – (여전히) 톰 크루즈를 위한,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의 영화 http://flyingneko.egloos.com/3783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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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르 아브르 (Le Havre, 2011)

르 아브르 (Le Havre, 2011) – 온정이 남아있는 이웃들이 사는 마을 flyingneko.egloos.com/3777473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얼핏 봤을 때 러시아의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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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사일런트 웨딩 (Nunta Muta, 2008)

사일런트 웨딩 (Nunta Muta, 2008) – 재치 있는 모순으로 그린 전쟁의 비극 flyingneko.egloos.com/3782791 ‘지옥에나 가버려’라며 욕을 퍼붓고 주먹을 내밀다가도 사위, 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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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스크린의 기록영화

THK 1138 (1971)

[영화의전당-개관기념영화제] THK 1138 (1971) – 조지 루카스의 첫 장편 영화 flyingneko.egloos.com/3781121 <스타워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 층을 만들어낸 조지 루카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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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친절한 마음과 화관 (Kind Hearts And Coronets, 1949)

친절한 마음과 화관 (Kind Hearts And Coronets,1949) –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에는 맞불 작전 flyingneko.egloos.com/3778453 이 영화가 2000년대 혹은 1990년대에 만들어졌다면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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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홀 (Rabbit Hole, 2010)

래빗 홀(Rabbit Hole, 2010) –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 flyingneko.egloos.com/3776310 베카와 하위는 평범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정원에 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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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센스 (Perfect Sense, 2011)

퍼펙트 센스(Perfect Sense, 2011) – 잃을수록 완전해지는 ‘퍼펙트 센스‘ flyingneko.egloos.com/3774018  눈을 감고 눈 앞에 있었던 과자를 찾아본다. 보고 있을 때는 0.1초의 망설임이나 오차 없이 집어내던 걸 엉뚱한 물건들은 건드려가며 더듬는다. 감기로 코가 막히면 숨쉬기도 불편하지만 음식의 맛도 잘 느끼지 못해 살기 위해 먹는다는 기분으로 우걱우걱 무언가를 씹어 삼킨다. 보고 듣고 맛보고 향을 음미하고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것, 우리에게 오감은 축복이다. 그러나 물과 공기처럼, 아니면 그보다 더 당연히 생각하고 있어 이들이 삶에 있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잃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서야 잘 실감이 가지 않는다. 감각을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기억하고 추억하는 기능을 잃는 것이다. 추운 기운이 콧등을 스치고 지나갈 때 누군가와 함께 했던 핫초코의 향을 기억해내기도 하고, 갓 구운 빵의 향기에 달콤한 무언가를 추억하기도 한다. 오감 중 하나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생활이 불편한 것은 물론 온전히 느끼고 기억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영화에서는 전세계 사람들이 거의 동시에 후각을 잃었다. 후각을 잃기 전 깊은 슬픔에 빠져 눈물을 쏟아 낸다. 떠나간 사람, 그리운 것을 떠올리며 운전을 멈추고, 요리를 멈추고 서럽게 운다. 무언가를 잃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안정을 찾아갈 때 즈음 공포와 불안에 휩싸이고 허기에 주변의 모든 것을 먹어 치운다. 그리고 미각을 잃는다. 이렇게 너무도 갑자기 감각을 잃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혼돈에 빠졌던 사람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없어진 감각을 그리워하면서도 남은 감각들을 최대한 활용해 삶을 지속한다. 후각과 미각을 잃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찾을 리가 있겠냐고 절망하지만, 요리사인 마이클은 촉각과 시각, 청각을 자극하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이 영화가 혼란에 빠진 사람과 무질서한 사회를 그린 여타 재난, 질병을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은 이 것이다.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지만, 삶은 지속된다는 에바 그린의 나지막한 목소리처럼 사람들은 ‘최악을 대비하면서, 최선을 희망’하며, 얼마인지 모를 주어진 시간 동안 소중한 것에 몰두하고 최선을 다한다. 하나의 감각을 잃기 전 사람들은 어떠한 감정의 극단에 서게 된다. 엄청난 슬픔에 이어 공포와 불안, 그리고 분노. 그러나 마지막은 감사였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삶을 보다 소중히 하는 것, 그것이 시각을 잃기 전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을 응원하고 또 응원했다. 이 영화는 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보다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극단적인 여정에 가깝다. 사람들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느낀다고 했던가. 사람들은 여러 감각을 잃고서야 가장 소중한 존재를 향해 달려간다. 가족이든 연인이든 그 곁은 지키며 남은 감각으로 온전히 서로를 느끼고 기억하려 한다. 잃을 수록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낭비하지 않고 집중할 뿐이다. 잃을 수록 삶은 더욱 완전해진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에, 기승전결에 따라 감정을 끌어내는 헐리우드 식의 그것보다 삶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를 잔잔한 강물의 흐름처럼 풀어내면서도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지금, 온 감각을 다해 사랑하고 감사할 것은 무엇인지, 온전한 삶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지를 되물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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