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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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4,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4, 허지웅) http://flyingneko.egloos.com/4048629 글쓰기를 싫어했다. 책을 좋아하고 언어에 관심이 많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전혀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다 보니 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에 빠지게 되었다. 보고 나면 잊혀지고 증발해버리는 생각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글쓰기를, 고심을 거듭한 끝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둥지를 틀게 된 이글루스를 돌아다니며 허지웅의 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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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슬립 (Big Sleep, 1939, 레이먼드 챈들러)

빅 슬립 (Big Sleep, 1939, 레이먼드 챈들러) http://flyingneko.egloos.com/4047183 ※ 하드보일드(hard-boiled)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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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탐구생활

코엔 형제 (2) – 아리조나 유괴 사건 (Raising Arizona, 1987)

[코엔 형제] (2) 거친 가족 코미디 <아리조나 유괴 사건(Raising Arizona, 1987)>  http://flyingneko.egloos.com/3794869 넋이 나간 표정의 니콜라스 케이지가 스타킹을 반쯤 뒤집어 쓴 채 총알 사이를 뛴다. 방긋 웃는 아기를 옆에 태운 화가 잔뜩 난아내 홀리 헌터는 밤거리를 질주하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차에 태운다. 역성을 내며 운전하는 아내와 언쟁하면서도 길을 알려주고 문을 열어 떨어뜨린 기저귀를 줍는다. 넋 나간 니콜라스 케이지만큼 영화를 보다 보면 넋이 나간다. 탈옥수 남편과 경찰 아내는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입양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절망하는데 마침 지역사업가에게서 다섯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뉴스를 접한다. 한 명쯤은 우리가 데려와도 괜찮을 거라며 부부는 유괴를 감행하고 이를 쫓고 쫓기는 과정을 그렸다.  사실 아이를 가질 수 없어 유괴하는 부부나 현상금을 노린 탈옥수, 현상금 사냥꾼,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부당한 요구를 하는 고용주와 같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설정은 매우 거칠다. 그러나 캐릭터들의 덜떨어진 표정과 행동, 어떤 상황에서도 해맑게 웃는 아기가 거부감을 줄인다. (하긴, 요즘의 미국식 코미디 영화에 비하면 그리 거칠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코엔 형제의 두 번째 영화이자 첫 상업 영화였지만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형제는 모든 숏들을 사전에 꼼꼼하게 짰다고 한다. 우연처럼 보이는 장면들조차 즉흥적으로 연출된 것은 없다고 하니 놀랍다. 이전 작품에서 긴박감을 조성하기 위해 활용된 카메라워크는 <아리조나 유괴 사건>에서 아기를 맞이하는 설렘과 긴장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같은 숏을 여러 번 활용해 반복된 수감 생활을 표현하고, 같은 노래를 다른 분위기로 여러 번 활용한 것도 상황을 표현하는 데 여러모로 효과적이었다. (예산을 줄이는 데 기여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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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2011, 빔 벤더스)

한번은,(2011, 빔 벤더스) –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에서 느껴지는 그의 따뜻한 시선 http://flyingneko.egloos.com/3761355 셔터를 누르는 순간, 순간은 영원이 되고 영원한 시간은 사진 속에 봉인된다. 같은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처럼 셔터를 누른 그 순간 역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셔터를 너무 헤프게 누르고 있지는 않냐는 생각이 스치는 그 순간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몇몇 거장 감독으로 꼽히는 그의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너무 들어 내용도 알 것 같은 제목의 영화 중 사실 본 것은 한 편도 없다. 그의 최근작인 <팔레르모 슈팅(Palermo Shooting, 2008)>이 유일하다. 우연히도, 이 책으로 유명 사진가가 만나는 렌즈 너머 이야기를 다룬 <팔레르모 슈팅>을 찍은 빔 벤더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는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순간과 영원, 사진의 상관관계에 시선과 관점을 더한다. 사진을 찍는 행위는 양방향이다. 사냥꾼이 총을 쏠 때 총알이 앞으로 나가면서 그 반동을 느끼듯, 사진가 역시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 반동을 느끼게 된다. 그 반동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흔들림이 아니라 ‘셔터를 누른 뒤 어느 정도 가시화 되는 사진가의 자화상에 해당한다’고 한다. 사진은 결국 그 사진을 찍는 사진가의 관점과 태도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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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2011, 미야베 미유키)

<R.P.G.(2011, 미야베 미유키)> – 가상 세계에서의 가족 놀이, 그리고 관계에 대한 단상 http://flyingneko.egloos.com/3736335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대표 작가라고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 전작 <모방범>과 <낙원>을 꽤 재미있게 읽어 신작 역시 두번 생각할 것 없이 집어 들었다. <R.P.G.>,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본인 스스로가 덧붙인 것처럼 단행본으로 쓰기에는 짧고 중,단편집에 넣기에도 애매한 이야기라 사건이나 소재의 규모가 전작 같지 않다. 그래도 규모나 치밀한 구성 외에도 미야베 미유키 작품의 매력은 중간 중간 시선을 사로 잡는 글귀들에서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아이들이 어른의 세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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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2011, 정유정)

<7년의 밤 (2011, 정유정)> – 오래간만에 활자로 느낀 스릴러의 소용돌이 http://flyingneko.egloos.com/3729594 누구나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 나만 해도 그렇다. 부인하고 싶지만 부인할 수 없다. 타인의 생존권을 위협한 혹은 박탈한 범죄자의 자식이나 가족들에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보통의 이성적인 인간으로서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이들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다. 그러나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그들에게 존재할지도 모르는, 그들도 모르는 지극히 낮은 가능성의 위험도 가급적 피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 강도가 개개인마다 다를지도 모르고, 개인 대 개인으로 대면한다면 약간의 동정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를 언론이 다루기 시작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이 붙게 된다.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신분을 숨긴 채 들키지 않을까 몸을 낮추고 살다가도 누군가 가져온 신문 기사 하나에 또 다시 떠날 수 밖에 없는, 환영 받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버린다. 소설의 주인공 ‘서원’은 살인범의 아들이다. 열두 살 ‘미치광이 살인마’의 아들이 된 그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지내지만 언제나 다시 떠돌이 신세가 된다. 상속받은 재산을 양육비로 갖고도 두 번 이상 그를 돌보지 않으려고 해 결국 서원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고 마지막 희망을 품고 건 ‘아저씨’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아저씨’ 승환은 서원의 아버지(현수)의 부하직원이었으며, 사택에서 서원의 룸메이트이기도 했다. 소설은 현수가 살인마가 되기까지, 그 사건을 둘러싼 죽어버린 세령과 그의 가족,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령호를 둘러싼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룬,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었다. <고백>(미나토 가나에)이나 <천사의 나이프>(아쿠마루 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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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

인력자원부 (Ressources Humaines, 1999)

인력자원부(Human Resources, Ressources Humaines, 1999)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http://flyingneko.egloos.com/3215120 감독: 로랑 캉테(Laurent Cantet) 출연: 자릴 레스페르(Jalil Lespert)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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