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스크린의 기록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 침묵 속에 갇힌 그녀의 외로움에 대해  flyingneko.egloos.com/3843468  매사가 불만인 그녀의 곁에서 말 한 마디 마음을 편하게 하지 못하는 남자. 믹서기나 청소기가 돌지 않으면 그녀의 불평 불만이 빼곡히 시공간을 메운다. 그런 그녀에 그는 귀를 막고 마음을 닫는다. 짜증이 섞이고 한숨만 늘어간다.모든 것이 아름답던 연애 시절과는 참 다른, 불편한 일상이 되어버린 그들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한 일상이 어느 샌가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녀가 투덜거리는 것이 당연하고, 그걸 그가 짜증스럽게 들어주는 척하며 참는 것도 당연하게 된다. 그녀가 왜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고 투덜거리는지, ‘왜’라는 질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지 못한다. 우리는 살면서 마주하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사건들에 당연하다는 수식어를 붙이며 그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는 걸까. 하긴, 하루하루의 전쟁처럼 치르고 나면 호기심마저 사치가 되어버린다. 당연하게, 그러려니 넘어가는 것이 가장 속편하고 힘이 덜 든다. 그런 모습에 비교해보면, 그녀는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그래서 불만스럽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토를 단다. 그런 그녀는 말이 많고 불평이 가득한 게 당연하다. 그래서 그녀는 외롭다. 외로움에 더 많은 말을 내뱉고, 그런 그녀에게서 모두들 거리를 둔다. 말을 할수록 그녀는 더욱 외롭고, 그녀의 주변은 점점 더 지쳐간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고 웃으면 웃었지 눈물이 날 줄은 몰랐다. 카사노바 류승룡과 임수정의 청산유수와 같은 언변을 듣고 있자면 대사를 외우는 것은 고사하고 숨은 언제 쉬나, 그런 오지랖 넓은 걱정을 하다가 이내 킥킥대며 웃기 일쑤였다. 특히 류승룡. 고뇌에 가득 찬 표정으로 나풀나풀 걸어가는 모습하며, 간지럽다 못해 느끼한 대사들을 태연하게 내뱉던 그가 돌연 ‘물이 무서워요’라며 바르르 떠는 모습을 보다 보면, 그가 없었다면 진지함과 웃음 사이에서 영화가 뒤뚱거렸을 것 같다는 걱정마저 스치고 지나간다. 웃다가 문득, 그녀의 외로움이 짠하게 다가온다. <화양연화>의 대사를 읊으며 연기인지 사랑인지 모를 그의 태도에 그녀가 흔들린다. 반복되던 일상 속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그녀에게 찾아온 그 순간은 말 그대로 다시 찾아온 ‘화양연화’ 일지도 모른다. 설레면서도 잡을 수 없어 안타까운 그 마음이 흔들리는 눈빛 만큼이나 위태롭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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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탐구생활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 딱, 팀 버튼의 오락 영화 http://flyingneko.egloos.com/3840418 ‘팀 버튼 같다’ – 팀 버튼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자면, 장르도 분위기도 다양해서 그의 작품은 이러하다는 표현을 위한 적절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팀 버튼 같다’라는 표현은 이러한 고민을 아주 간단하게 해결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역시 참으로 ‘팀 버튼’ 스럽다. 조니 뎁이 나왔던 영화라고 기억나는 영화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리비언의 해적>이니 이 정도면 그의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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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록영화탐구생활

코엔 형제 (3) – 바톤 핑크 (Barton Fink, 1991)

[코엔 형제] (3) 모호한 것은 모호한 대로 <바톤 핑크(Barton Fink, 1991)> flyingneko.egloos.com/3803174 <바톤 핑크>는 코엔 형제의 네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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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호스트(The Perfect Host, 2010)

퍼펙트 호스트 (The Perfect Host, 2010) – 나만의 세계를 찾은 불청객을 맞이하는 (비정상적인) 방법  flyingneko.egloos.com/3789878  문을 들어서는 순간, 쓰고 있던 가면과 옷을 벗어 던지고 의자든, 침대든 몸을 누인다. 타인의 시선이나 기대에 따라 행동할 필요도 없고, 그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곳, 자신이 가장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는 그 곳은 바로 집이다. 집은, 특히 혼자 사는 사람에게, 외부와는 철저하게 단절된 나만의 세계다. 외부와는 다른 공기와 시간이 흐르는 이 곳의 문 앞에 서 있는 불청객은 쉬이 환영 받지 못한다. 문이 열리는 순간 투명한 물이 담겨있던 컵 속으로 검은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다. 잉크는 이곳저곳으로 퍼지며 투명한 공기의 흐름을, 물을 흐린다. 존은 경찰에 쫓기고 있다. 절고 있는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 은행을 털었다는 그의 손에 돈가방은 들려있지 않고, 설상가상 소독약을 사러 들어간 가게에서는 강도를 만난다. 우체통을 뒤져 ‘줄리아’가 보낸 엽서로 이야기를 지어내며 월윅의 집으로 들어가려 한다. 고민하던 월윅은 그만의 세계에 불청객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그가 준비하던 저녁 파티에 그를 초대한다. 시간이 지나도 손님은 오지 않는다. 라디오에서 용의자 존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존은 부엌에서 칼을 집어 든다. 걸음걸이부터가 심상치 않았던 월윅은 피가 흐르는 존의 다리를 보고 자신이 처리하겠다며 피가 흐른 바닥을 닦아댄다. 이 사람, 정상은 아니다. 정상이 아니기에 가능한걸까? 월윅은 오히려 그의 세계로 불청객의 등을 민다. 어디 한번 섞여 보라고 흔들어 대는 가운데 존은 틈이 보이지 않은 공기 틈으로 숨을 쉬려 한다. 죽지 않을까, 죽여야 살지 않을까, 몇 번이나 탈출을 시도하지만 쉽지 않다. 들어오는 건 자유라도 나가는 건 주인 마음이다. 끝내 월윅의 세계에 섞이지 못한 불청객은 쓰레기와 함께 집 앞에 버려진다. 불청객이 없었다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서 즐거운 하룻밤을 보냈을 월윅은 세상에 잘 섞이기 위해, 자신의 배역을 잘 수행하기 위해 약을 털어 넣는다. 자신의 어긋난 욕망은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지만, 자신의 역할극은 잘 숨겨온 욕망을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물질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수단이다. 월윅의 집은 그 간극을 메우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런 공간을 찾은, 그리고 불평을 하는 불청객 뒤로 쏟아낸 ‘여기서 죽어도 모르는 너는 쓸모 없는 존재’라는 비난은 어쩌면 자신을 향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월윅은 주인으로서 끝까지 그 나름의 친절을 베푼다. 여러 섬들이 바다를 매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섬 안에서는 자체의 생태계가 존재한다. 사람과 사회의 관계도 비슷하다. 섬의 생태계든 개인의 세계든 의도치 않게 그 곳에 발을 들인 불청객을 경계하기 마련이다. 친절이라는 가면으로 거리를 두며 방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이런 점에서 월윅은 (다중인격으로) 미쳤을지언정 순진해 보인다. 나는 누군가를 집에서의 저녁 식사에 초대할 수 있을까? 약을 털어 넣는 그를 보며 언젠가부터 방어와 경계로 타인을 대하는 나를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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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웨딩 (Nunta Muta, 2008)

사일런트 웨딩 (Nunta Muta, 2008) – 재치 있는 모순으로 그린 전쟁의 비극 flyingneko.egloos.com/3782791 ‘지옥에나 가버려’라며 욕을 퍼붓고 주먹을 내밀다가도 사위, 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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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마음과 화관 (Kind Hearts And Coronets, 1949)

친절한 마음과 화관 (Kind Hearts And Coronets,1949) –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에는 맞불 작전 flyingneko.egloos.com/3778453 이 영화가 2000년대 혹은 1990년대에 만들어졌다면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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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특공대 (The A-team) & 나잇 앤 데이 (Knight and Day)

A-특공대 (The A-team) & 나잇 앤 데이 (Knight and Day) – 말랑하고 시원한 액션 영화들 http://flyingneko.egloos.com/3346779 6월은 여러 이유에서 개봉작이 많지 않은 달이어서 자연스럽게 극장을 (지난 달보다는) 자주 찾지 않았다. 6월 중순을 넘기고서 보게 된, 놓쳤으면 굉장히 아쉬웠을 [A특공대]와 6월 끝자락을 잡고 개봉한 [나잇 앤 데이]에 대해 간단하게 감상후기를 남겨본다. 우선 A-특공대(The A-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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